나는 조선시대 마지막 주모가 있던 삼강나루와 낙동강 700리가 시작되는 퇴강나루 근처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소풍은 늘 강가 미류나무가 우거진 섬으로 가곤 했다. 홍수때는 강물에 나룻배가 떠내려가서 멀리 낙동강하구까지 배를 찾으러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하굿둑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다.
낙동강은 하굿둑이 있는 본류와 일제때 건설된 녹산수문이 있는 서낙동강이 있다. 상류의 댐에서 물이 흘러들어와 수량이 풍부한 본류와 달리 서낙동강은 평상시에는 수량이 거의 없다. 농업용수로 주로 쓰다가 수질이 나빠지면 녹산수문을 열어서 바다로 빼고 상류 대저수문을 열어서 낙동강물을 끌어들인다. 관리기관도 달라서 하굿둑은 K-water가, 녹산수문은 부산 강서구청이 관리한다. 낙동강에 물이 많을 때는 별 문제가 안 되겠지만 물이 적은 갈수기에는 서로 끌어 쓰다 보면 수질이나 생태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구나 낙동강하구는 우리나라 대표적 겨울철새 도래지로 강과 바다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구통합물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 몇 년전부터 K-water와 부산시는 ‘낙동강하구물관리 상생협력 협약’을 맺고 하구통합물관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우선 각 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는 수량, 수질자료와 시설물 운영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올해는 환경부와 농어촌공사까지 참여하는 ‘낙동강하구통합물관리센터’를 개소했다. 앞으로 하구통합물관리의 구체적 방향은 다양한 참여 주체가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결정할 것이다.
다만, 그 동안 낙동강하구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실무자로서 일한 경험으로 바람직한 방향을 제안해본다.
첫째, 한정된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이다. 계절별로 미리 본류와 서낙동강, 특히 부산에코델타시티 도심을 흐르는 평강천, 맥도강의 수량과 수질을 예측하고 낙동강에 흐르는 수량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둘째, 기수생태계의 회복과 확장이다. 낙동강 하구에 철새가 많이 찾아오는 이유는 먹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하구겨울철새 중 대표적인 고니도 먹이식물인 새섬매자기 서식면적에 따라 개체수가 결정된다. 새섬매자기는 염분 농도에 민감한데, 다행히 하굿둑은 을숙도 오른쪽에 새로 수문이 5개나 생겨서 하굿둑 하류로 방류량을 조절하면 생육에 적절한 농도로 염분 조절이 가능하다. 녹산수문까지 확장해서 기수역 염분 관리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셋째, 이해관계자와의 협치이다. 최근 검토되고 있는 하굿둑 개방 이슈만 하더라도 대체적으로 어민은 찬성하나 농민은 반대한다. 부산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왕성한 곳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일방적으로 추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최소화하고 시민의 참여와 호응도 높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이득이 크다.
멀리 가고자 하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언제 새로운 임지로 떠날지 모른다. 그러나 낙동강 하구가 우리나라 최초의 하천통합물관리를 통해서 잃어버린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새로운 물관리 패러다임을 만들길 진심으로 바라고 지켜볼 것이다.
K-water 부산지사 관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