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상인이 떠나 철거 위기에 처했던 부산 중구 ‘국제시장 청년몰’이 배달음식 전문점으로 바뀐다. 그러나 일정기간의 정부 지원이 끊기면 다시 청년이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청년 창업 지원책이 마케팅·콘텐츠 개발 등 전문성 없이 단순 임대료 지원 형식에 그치기 때문이다.
부산 중구는 24일 국제시장 내 청년몰 재운영을 위한 관계기간 협의를 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기관 협의로 청년몰 철거 승인이 난 지 7개월 만이다. 중구는 이곳을 배달음식 전문점으로 채울 계획이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유동인구가 줄어 배달 가능 점포가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청년몰 내 공용 식사 공간을 없애 전기료 등 운영비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폐점의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아 다시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지원이 끝난 뒤 이곳에서 영업을 이어갈 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청년몰 점포에 1평당 6만6000원 수준의 임대료 지원 등 15억 원을 투입했다. 이 지원은 2019년 8월을 끝으로 만료됐다. 청년들이 몰에서 전부 빠져나간 건 그해 12월이다. 지원 중단 4개월 만에 폐점에 이른 셈이다. 번영회 관계자는 “지원이 끊기며 임대료가 다른 곳과 크게 차이 나지 않게 되자 차라리 시장 밖의 입지 좋은 곳으로 가겠다는 청년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곳뿐만 아니라 정부의 청년 창업 지원 관련 사업을 통해 문을 연 점포 절반가량이 지원 중단 이후 폐업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35개 지역 청년몰에 투입한 지원액은 588억 원이다. 이 기간 문을 연 점포 595곳 가운데 224곳이 문을 닫았다.
부산시가 직접 추진하는 청년 지원 사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6년부터 시가 추진한 청년 소자본 창업 프로젝트 ‘푸드트럭’ 사업이 대표적이다. 자본이 부족해 창업에 도전하지 못하는 부산 청년을 위해 푸드트럭 개조 비용과 요식업 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2018년 지원이 종료되자 푸드트럭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2019년 9월 25곳에 달하던 푸드트럭 허가 구역은 지난 1월 기준 3곳으로 줄었다.
상인과 전문가는 지원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시장 상인 A 씨는 “우리 시장을 찾은 관광객 중 이곳에 청년몰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 자체가 적다. 지금 정부 지원은 대부분 인테리어 등 시설 설비에 투입되는데 마케팅·콘텐츠 개발 등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의대 조상리(유통물류학전공) 교수는 “지금처럼 많은 점포에 소량의 금액을 지원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는 청년을 선별해 지원금액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내·외국인이 많이 찾는 국제시장 특성상 배달음식 전문점이 성공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