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수영구의원도 겸임 잡음
- 당사자 “사업 급해 불가피” 해명
- 겸직금지개정법 내년 1월 시행
부산 해운대구의회 의원이 재건축 조합장을 맡아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가 급부상한 가운데 구 행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기초의원이 재건축 조합장을 겸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해운대구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A 의원은 현재 재송2구역 재건축 조합장을 맡고 있다. 재송2구역은 지난해 12월 재건축정비사업 심의에서 조건부 의결을 얻어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애초 다른 조합장이 재건축 사업을 맡아 진행하다 도로 보상과 면적 동의율 등의 문제로 2019년 9월 조합 설립 인가가 취소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새로운 재건축 조합을 꾸렸고 A 의원이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현직 구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진행되는 재건축 사업의 조합장을 겸하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B 구의원은 “LH 사태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가 논란인 상황에서 현직 구의원이 지역구의 재개발 사업 조합장을 겸임하는 것은 사실상 부동산 투기에 가담하는 행위”라며 “의원들이 조합장 사퇴를 건의했지만 요지부동”이라고 말했다.
수영구의회 국민의힘 C 의원도 남천2구역 재건축 조합장을 겸임해 논란이 됐다. 조합은 이번 달 초 청산됐으나, 이 과정에서 배임 의혹 등이 불거져 구의회 윤리위원회가 소집되는 등 잡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C 의원은 조합장인 상태에서 구의원으로 당선됐으나, A 의원은 현직 의원 신분으로 조합장을 겸임해 이해충돌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지방의원의 조합장 겸직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지난 1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원 겸직 금지 규정에 ‘지방자치단체장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조합의 임직원’이 추가돼 앞으로는 지방의원이 조합장을 맡을 수 없다. 하지만 개정법은 내년 1월 13일부터 시행돼 현재로선 겸직을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지만, 개정안의 취지를 보면 구의원의 조합장 겸직은 제한된 상태나 다름없다”며 “공직자의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조합장 겸직은 상식 밖이다. 구의회 차원에서 윤리위원회 회부 등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 의원은 “아파트가 노후돼 재건축이 시급한 상황인데, 조합이 한 차례 해산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어 불가피하게 맡게 됐다”며 “내년 1월이면 법적으로 겸직이 금지되는 만큼 그때까지만 조합장을 맡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