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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나누다 2 <2> 김민지 브이드림 대표

장애인 안 뽑는 기업 ‘현실적 고민’ 덜어주니 1000명 채용

  • 국제신문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1-04-04 19:47:47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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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인 이상 기업 채용의무화 불구
- 장애인 편의시설 구축 비용 많고
- 업무능력 갖춘 사람 찾기 어려워
- 고용 대신 부담금 내는 경우 허다

- IT회사 재직때 기업인 고충 듣고
- 장애인 재택근무 시스템 개발
- 저비용 노무관리도 가능케 해줘

- 사업 초 기업·단체 설득 어려움
- 장애로 돈벌이 편견에 눈물도
- “원하는 것을 얻는 비결은 몰입
- 전부를 걸어야 좋은 결과 얻어”

1991년 도입된 장애인의무고용제도는 종사자 50인 이상 기업이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채용하도록 의무화했다. 100인 이상 기업은 장애인을 3.1% 이상 고용하지 않으면 부담금 부과 대상이다. 그런데도 대상 기업 80% 이상이 장애인 고용 대신 부담금을 낸다. 우리나라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장애인 고용률이 전체 상시근로자의 2.66% 수준에 머무는 이유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지난해 기준 무려 7600억 원에 이른다. 장애인은 물론 기업도 힘든 상황. 법도 해결하지 못한 장애인의 일자리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나선 당찬 부산 사람이 있다. 장애인 재택근무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호평을 받고 있는 브이드림 김민지(35) 대표. 소셜 벤처가 추구해야 할 사회적 문제 해법과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그를 최근 부산 동구 초량동 브이드림 본사에서 만났다. 김 대표의 신념은 “몰입해서 모든 것을 걸어야 얻을 수 있다”이다.
   
장애인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장애인과 기업의 부담을 동시에 덜어주고 있는 김민지 브이드림 대표가 브이드림을 만들게 된 계기와 창업하면서 느낀 점을 설명하고 있다. 오찬영 PD
■공감능력 덕에 발굴한 아이템

김 대표는 2013년 한 IT기업의 강연사업부에서 근무했다. 미술대 출신인 그에게 생소한 분야. 매일 야근을 하며 이를 악물고 일한 덕에 빠르게 승진했다. 투자유치 및 기업제휴로 업무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연스레 여러 기업 대표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그때 CEO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이 있었다. “장애인고용부담금 때문에 너무 힘들다.”

   
브이드림을 통해 채용된 장애인이 김민지(가운데)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브이드림 본사를 찾은 모습. 브이드림 제공
우리나라 50인 이상 민간기업은 장애인고용의무제도에 따라 전체 근로자의 3.1%(공공기관은 3.3%)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100인 이상 기업에는 ‘벌금’ 성격의 장애인고용부담금이 부과된다. 부담금은 올해 기준 1인당 월 182만 원. 종사자 규모가 큰 기업이 법정 장애인 고용 비율을 지키지 못하면 매년 수 억~수십 억원을 내야 한다. 고용 대신 부담금을 내는 이유를 묻자 기업 대표들은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편의시설 구축 비용이 많이 든다. 무엇보다 업무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 부담금을 내는 것이 훨씬 낫다”고 답했다.

“사고로 후천적 장애인이 된 친구의 구직을 도와준 적이 있어요. 그때 장애인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알게 됐어요. 이후 CEO들과 만나면서 ‘장애인들이 편하게 일하면서도 기업은 노무관리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확신했어요. 특히 단순히 일자리 매칭이 아니라 고용 유지가 가능한 방법이 꼭 필요하다고 봤어요. 단순히 안타깝다는 생각만 하면 장애인과 기업 모두에게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 도전해보게 됐습니다.”

■세상을 뒤집겠다는 사명감

   
한 장애인이 ‘플립’을 통해 근무하는 모습. 브이드림 제공

 
김 대표는 2018년 1월 브이드림을 설립해 ‘플립(Flipped)’이라는 재택근무 시스템을 개발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업무 지원·근로 관리를 도와 장애인 채용 기업으로부터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는 방식. 재택근무는 기업 입장에서는 시설 구축비가 들지 않고 출퇴근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에게도 적합한 근무 형태이기 때문이다. 브이드림은 인재 발굴·채용·직무교육은 물론 기업과 장애인 노동자 사이 중간 소통까지 담당한다. 기업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현재까지 BNK부산은행·롯데칠성음료·YBM 등 300여 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서울시일자리센터 등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고심하던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들 역시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처음에는 ‘장애인을 고용하면 소통이나 노무관리가 힘들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장애인은 인지 능력이 비장애인과 동등해 업무 능력은 차이가 없습니다. 더욱이 브이드림이 한 번 더 검증한 분들은 개발·영상편집·SNS마케팅·데이터 수집 등 다양한 영역에서 높은 업무 생산성을 나타내 기업 만족도가 높습니다.”

더 뜻 깊은 점은 처음에는 브이드림을 다소 경계하던 장애인단체들이 김 대표의 목표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브이드림은 1000여 명의 장애인 채용을 성사시켰다. 회원 수도 4만 명에 이른다. 김 대표의 SNS에는 ‘팬들’이 자주 찾아 댓글을 단다. “감사 인사를 전하는 분들 때문에 제가 단순한 비즈니스맨이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껴요. 재택근무 시스템 ‘플립’의 뜻은 ‘세상을 뒤집다’입니다. 앞으로도 사명감을 갖고 장애인이 처한 현실, 그들을 향한 편견을 완전히 뒤집고 싶습니다.”

■간절함 그리고 몰입

   
딸과 식사 중인 김 대표. 브이드림 제공
지금은 자리를 잡은 브이드림 역시 초기에는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시스템 개발부터 장애인·기업·관련 기관의 마음을 얻는 것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장애인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 때문에 남몰래 울기도 했다. 결국 초기 수익은 전무했다. 7개월 동안 김 대표는 월급 한 푼 받지 못했다. 대신 직원들 월급은 챙겨주기 위해 가족과 은행으로부터 빚을 내야 했다. 30대 초반인 김 대표에게 ‘젊은 여자가 얼마나 버틸 수 있겠어?’라는 비딱한 시선도 따가웠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포기를 하고 싶을 만한 상황이었지만, 김 대표는 힘을 내 더 열심히 뛰어다녔다. “절박함과 간절함이 너무 컸다.” 김 대표의 회상이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투자 유치를 위한 사업 계획서를 만들었어요. 사실 제가 20대 초반에 한 살 짜리 딸을 데리고 혼자가 됐어요. 생계를 책임져야 하니 ‘꼭 해내야 한다’는 간절함이 정말로 컸는데 이게 열정과 추진력으로 연결됐던 것 같습니다. 여성이라 무시하는 일부 사람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여성 대표라는 것을 강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편하게 다가올 수 있고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힘이 크거든요.”

김 대표는 과거를 돌아보며 청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비결은 몰입입니다. ‘아, 그냥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어요. 세상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몰입해야 이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을 꼭 명심했으면 합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제작지원 : B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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