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폭우로 부산 동구 초량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면서 시민 3명이 숨진 사고에 대한 민사 소송 결과를 담당 자치단체인 동구가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동구와 유족의 설명을 종합하면 양측은 초량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소송은 고인이 된 피해자 3명 중 2명의 유족이 지난달 11일 동구에 제기했다.

동구는 조만간 법원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해 합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족에게 지급될 피해보상금 규모는 호프만식 계산법(연평균 근로 소득에서 생활비와 세금 등을 제한 뒤 은퇴 시까지 일할 수 있었을 연수를 곱한 값)에 근거해 산정한다는 방침이다.

동구는 1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변호사 선임 등 재판 자체에는 응하겠지만, 그 결과에 대해 어떤 이의도 달지 않겠다는 게 구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족 A 씨는 “동구가 자신들의 잘못을 전부 인정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한 말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량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 23일 밤 부산 전역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차 6대가 갇혀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경찰은 지하차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지난해 9월 동구 부구청장 등 공무원 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