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생면부지의 두 사람이 ‘인연 아닌 인연’ 덕에 각자의 목숨을 구했다.
5일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 중부경찰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2일 오전 9시께 부산 중구에서 60대 A 씨가 바다로 투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술에 취한 A 씨는 일신상의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A 씨는 투신 시도를 목격한 신고자의 재빠른 조처 덕에 무사할 수 있었다. 해경에 의해 구조된 그는 근처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건을 종료한 뒤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경찰의 눈에 B 양이 들어왔다. B 양은 벤치에 앉아 A 씨가 투신한 현장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B 양에게 다가간 경찰은 “힘든 일이 있느냐.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다. B양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사실 저도 극단적 선택을 하러 왔어요.”
경찰 확인 결과 B 양은 이날 A 씨가 바다로 뛰어내리려 한 모습을 처음으로 목격한 사람이었다. 119에 처음 신고를 한 것도 그였다. 경찰에 따르면 B 양은 학교에서의 문제로 상처를 입어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도 B 양은 자신을 둘러싼 문제가 반복되는 데 화가 나 ‘바다에 몸을 던지겠다’고 결심한 채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자신보다 먼저 투신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 A 씨를 보자 생각이 달라졌다. ‘일단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A 씨는 B 양의 신고가 없었다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다. 결국 이날은 두 사람의 목숨이 사라질 뻔한 날에서 두 생명이 새 삶을 얻는 하루로 바뀌었다.
경찰 관계자는 “B 양과 상담한 뒤 보호자에게 인도했다”며 “두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날이 인연 아닌 인연 덕에 생면부지인 서로의 생명을 지켜준 날이 됐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