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범죄 이용될 수 있어 주의”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물품 대리 판매를 해주면 수수료를 주겠다고 속여 물품 대금만 가로채는 사기 행각이 늘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유사한 수법으로 범죄행위에 가담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고교생 A(18) 군의 부모에 따르면 A 군은 이달 초 한 중고거래 앱에서 불상자 B 씨로부터 1 대 1 채팅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 A 군이 아이폰 판매 글을 대신 올려 거래해주면 거래대금 중 수수료 명목으로 3만 원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A 군이 동의하자 B 씨는 미리 구해놓은 아이폰 사진을 A 군에게 보냈고, A 군은 판매 글을 올렸다.
이를 본 소비자 C 씨는 A 군에게 연락해 지난 4일 A 군 계좌로 50만 원을 보냈다. A 군은 자신의 몫 3만 원을 제외한 47만 원을 B 씨에게 보냈지만 이후부터 연락이 끊어졌다. C 씨는 물건이 배송되지 않자 A 군에게 따졌고, 그제야 사기임을 알아챘지만 소용이 없었다. A 군은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부모가 대신 50만 원을 C 씨에게 지급하면서 겨우 형사처벌은 면했다.
이 같은 대리 판매 관련 피해 사례는 온라인에 빈번하다. A 군처럼 대리 판매자가 본인도 처벌받는지 묻거나, 피해를 당한 소비자가 처벌을 원하는 글도 눈에 띈다. 범행 조직은 주로 판단력이 미숙한 미성년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수료 명목의 몇만 원도 큰돈이어서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데다 피해 사실을 외부에 쉽게 털어놓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은 보이스피싱과 비슷한 유형의 사기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도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현금 전달책을 모집해 대신 피해금을 받게 한 뒤 돈만 받아 챙기는 수법”이라며 “범행이 중고거래 사이트로 옮겨간 차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토브 정재영 변호사는 “어떠한 친분도 없이 본인 명의 계좌를 빌려주는 것은 전자금융 범죄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 보고 사기 방조죄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며 “대리 판매 역시 사기 방조와 전자금융거래법,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