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 수명 연장을 놓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수명연장에 필요한 고리 2호기의 주기적 안정성 평가 보고서(PSR)를 제출하지 않은 게 발단이 됐다. 환경단체는 “정해진 기한 내에 PSR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폐쇄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탈핵시민행동은 11일 성명을 통해 “1983년부터 가동이 시작된 고리 2호기는 오는 2023년 4월 8일 자로 수명이 만료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11월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신청 기한 연장 요청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PSR 신청 기한인 지난 8일까지 수명연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따라서 고리 2호기는 수명 연장이 아닌 폐쇄 절차를 조속히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한수원은 지난해 월성 1호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경제성 평가 지침을 개발해야 한다는 이유로 수명연장 신청 기한 연장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수원이 고리 2호기 수명연장을 신청하려면 PSR을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수원은 단지 PSR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지 수명 연장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수원은 PSR을 제출하지 않은 것과 수명연장 신청은 별개라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감사원이 요구한 ‘경제성 평가 지침’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안전성 평가를 먼저 진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경제성 평가 지침을 마련한 뒤 종합적으로 검토해 안정성 평가를 실시해 제출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도 정해진 기한 내에 주기적 안정성 평가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서 재연장 신청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원자력안전법 제118조(벌칙) 조항에는 제23조 2항(주기적 안정성 평가 제출)을 위반한 자는 벌금 300만원 이하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PSR을 기한을 넘겨 제출하면 벌금을 내면 된다는 것이다.
탈핵시민행동은 이에 대해 “뒤늦게라도 PSR을 제출하면된 다는 것은 원안위가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며 “노후 원전 수명연장은 정부가 2017년 10월 24일 수립한 에너지전환로드맵과 ‘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 정책에 반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8·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반영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폐쇄 과정에서 수명연장 시도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만 불러일으켰다. 특히 경제성만으로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을 평가한 감사원 감사는 많은 논란을 낳았다. 원전 가동은 안전성과 지역 수용성·핵폐기물 처리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더 이상 노후원전 수명연장 시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 1·2호기. 국제신문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