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진 120명 2시간 20분 열연
- 가야사 설화 토대로 상상력 더해
- 수로왕·허황옥 사랑이야기 그려
- 2024년 김해체전 축하무대 계획
- 음악적 완성도 보완 등은 숙제로
지난 8일 밤 초연을 시작으로 9, 10일까지 사흘간 무대에 오른 오페라 ‘허왕후’가 관객과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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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오페라 ‘허왕후’ 최종 리허설에서 허왕후 역의 소프라노 김성은(왼쪽 네 번째)과 수로왕 역의 테너 박성규가 열연하고 있다. 김해문화의전당 제공 |
가야사를 배경으로 경남 김해시가 시도한 첫 서사극 허왕후는 120여 명에 달하는 오페라 출연진이 시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내며, 전체 4막에 걸친 2시간20분의 공연 내내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역사성에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진 스토리, 화려한 의상을 입은 출연진의 역동적인 군무와 스펙터클한 무대 장치가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2000년 전 당시 ‘하이테크 기술’인 철 제련의 보유국 금관가야가 긴 잠에서 깨어난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해줬다. 허왕후는 지난해 2월 오페라 제작운영위원회가 결성된 후 1년2개월 만에 무대에 오르는 결실을 봤다.
풍부하게 매장된 철과 당시로는 선진 기술인 제철기술을 가져 주변국의 선망 대상으로 떠오른 가락국의 왕권 계승과 이를 둘러싼 음모, 인도 공주 허황옥과 수로왕의 사랑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오페라의 탄생을 알렸다. 허왕후는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에 등장하는 설화에 머물지 않고 현세에도 공감하는 세련된 사랑 이야기를 장쾌한 무대에서 잘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정국 김해문화의전당 대표는 “가야사에 나오는 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싶었다”며 “서울과 지역의 예술인들이 역할을 분담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 대형 작품인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없지는 않았다. 강창일 부산 금정문화회관 관장은 “지방에서 올린 첫 작품으로는 대단히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어느 정도 극복했다”면서 “다만 앞으로 수작으로 가기 위해 주인공들의 합창을 다듬는 등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동민 가야오페라단 단장은 “가야를 형상화한 웅장한 무대장치나 의상 등은 세심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무용단이 맡은 춤사위나 의상도 화려했다”고 칭찬하면서 “수로왕과 허왕후 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좀 더 극 중심에 그려지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당부했다. 실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가야의 상징인 철기군의 전투 장면이 가미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오페라 허황후는 오는 9월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에 참가하고, 전국 순회공연을 거쳐 2024년 김해 전국체전 축하공연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