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부산의 유일한 동물원인 부산 부산진구 삼정더파크가 폐업 1년을 맞는다. 시민의 발길이 끊긴 지 한 해가 되면서 이곳 동물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동물은 사람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어느 때보다도 여유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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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정더파크에서 사육되는 기린이 새끼 얼룩말과 장난을 치고 있다. 삼정더파크 제공 |
11일 삼정더파크에 따르면 동물원에는 현재 141종 545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다. 2014년 개장 당시 1200마리 넘는 동물이 시민을 반겼던 것과 대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동물원’을 상징하는 대표적 동물인 코끼리(1마리) 기린(2마리) 사자(8마리) 호랑이(6마리) 곰(5마리) 등은 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다. 병아리, 염소 등은 대부분 다른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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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새끼를 낳은 얼룩말. 삼정더파크 |
부산시와 삼정기업은 동물원 매수 의무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어 관계자를 제외한 일반인의 동물원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폐장 이후 1년 가까이 시민의 눈에서 멀어진 터라, 동물의 건강 상태나 시설 환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동물은 전례 없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들에 따르면 동물은 관람객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비켜나 여유로운 일상을 보낸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사람이 지켜보거나 소리 질렀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13명의 사육사 외에는 사람 얼굴 볼 일이 없다. 이 덕에 사람들 앞에 자태를 뽐내는 등의 ‘노동’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 봄이 되고 나서는 더 활력이 넘쳐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부산시는 지난 1월 부산시의회와 함께 동물원을 찾아 동물의 생육 상태 등을 점검했다. 또 한 달에 한 번꼴로 동물원의 동향을 파악하고자 이곳을 찾는다. 시 관계자는 “사람이 없으니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사는 것 같았다. 가끔 보는 새 얼굴을 아주 반가워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물원 측이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 시설 내부를 청소하고 풀과 낙엽을 정리해 환경을 정비하기도 했다.
동물원 측은 시민에게 동물을 선보이지 못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과거 성지곡 동물원 시절부터 30년 이상 이곳에서 일한 삼정더파크 안동수 본부장은 “봄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시민이 동물원을 찾기 가장 적합한 때”라며 “여러 사정으로 시민에게 동물들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깝다. 찾는 사람 없이 사육 본업에만 전념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일종의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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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말 가족. 삼정더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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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심한 곰. 삼정더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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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로운 사자. 삼정더파크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