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시한 60일도 안 남았지만
- 등기이사 등록 부담감에 손사래
- 상위조직 지침도 불명확해 혼선
- 미전환 땐 운영보조금 끊길 위기
전국 지방체육회 법인화에 부산지역 구·군 체육회와 지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60일이 채 남지 않은 법정 시한을 맞추지 못하면 보조금이 끊겨 체육회 운영마저 어려워질 위기다.
부산시체육회와 16개 구·군 체육회는 오는 6월 8일까지 법정 법인화를 추진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그동안 임의단체였던 지방체육회를 특수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방체육회 법인화는 그동안 지자체장이 체육 단체장을 맡던 관행을 금지하는 법안이 2019년 통과되면서 급격하게 추진됐다.
민간 회장이 체육회를 맡으면서 보조금 및 지원금 등 예산 규모가 줄었다. 대안으로 체육회를 법인화해 운영의 안전·투명성을 확보하고 자체 시설을 활용한 사업 등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 체육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취지다.
실질적으로 당장 법인화에 드는 예산을 책임져야 하는 이사들의 반감이 크다. 임의단체였던 체육회의 법인 전환으로 공식 등기이사로 등록해야 하는 데 부담을 느껴 그만두겠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법인 등록에 필요한 1억 원의 특수법인 출연금 조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A구 체육회 관계자는 “한사코 이사 등록을 거부해 한 명이라도 모시기 위해 개인적인 친분으로라도 해달라고 사정하고 있다. 실무진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기한 내 법인화가 안 될 경우, 구와 시의 매칭 사업으로 지원되는 연간 5500만 원의 운영비 명목의 보조금도 당장 끊긴다. 한 체육회 관계자는 “운영비 외에는 회장과 이사 등 간부진이 낸 비용으로 예산을 확보하는데 모자랄 때가 많다. 법인화 이후에도 자체 수익 사업을 할 환경이 안 되는데 살림을 어떻게 살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법인화를 행정적으로 도와야 할 지자체도 명확한 지침이 없어 난색을 보인다. 기존 체육 단체의 법인화 추진 및 승인은 시에서 담당해왔지만, 지방체육회 법인화는 각 구·군에 업무를 일임했다.
해당 업무를 맡은 일선 구 관계자는 “체육회나 구·군 모두 상위 조직인 대한체육회나 부산시로부터 방향성이나 지침을 정확하게 못 받아 그때그때 문의해 처리하는 상황”이라며 “생소한 업무인데 추진 일정은 맞춰야 해 혼선을 빚는다”고 말했다.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아대 오응수(체육학과) 교수는 “체육회 법인화의 취지는 좋지만, 과도기를 거치며 기획·행정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함과 어려움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조만간 구·군 체육 행정 담당자를 모아 법인화 추진 관련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