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반 루프’ 총구 겨눈 시의원도
- 朴,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 계획
- 정무라인 행정개입 차단도 밝혀
- 공직사회 쇄신·조직 장악 필요
박형준호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닻을 올렸지만 대내외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보궐선거에 당선돼 임기가 1년3개월로 짧은 데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점하는 부산시의회와의 협치가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로 부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시장과 시의회를 대표하는 정당이 갈라진 상황이다. 양쪽 모두 시정의 안정을 위해 협치를 밝히고 있지만 각론에서는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여기다 오거돈 전임 시장의 사퇴 이후 대행 체제를 겪으며 흐트러진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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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왼쪽 네 번째) 부산시장이 취임날인 지난 8일 부산시의회 4층 이음홀에서 신상해(왼쪽 다섯 번째)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을 방문해 시와 시의회 간 협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부산시 제공 |
■시의회와 실질적 협치 이뤄야
박 시장 체제는 부산에서 행정과 입법이 따로 지배되는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느냐 여부는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실질적인 협치를 이룰 수 있느냐로 좌우될 전망이다. 현재 시의회는 47명의 의원 중 39명이 민주당, 6명이 국민의힘, 2명이 무소속이다.
첫 물꼬는 텄다. 취임 첫 날인 지난 8일 박 시장은 신상해 시의회 의장과 시정 협치를 약속했다. 신 의장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신 의장은 성명을 통해 “박 신임 시장 체제가 조속히 안정화 되도록 견인하고, 당면한 코로나19 재난 극복에 매진하며 가덕신공항 조속 건설을 비롯한 현안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박 시장은 “민주당 정책 가운데 좋은 정책은 수용해 부산 발전을 위해 추진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에는 여야가 없다”며 협치를 다짐했다.
협력할 분야로는 코로나19 대처와 민생 분야가 꼽힌다. 최근 하루 평균 40~50명에 달하는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고, 청년 일자리 등 경제 여건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진영 논리를 떠나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당 시의원 중에서 가덕신공항 건설과 2030부산월드엑스포, 메가시티 추진 등 주요 현안의 추진 방향에서 이견이 나올 수도 있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벌써부터 박 시장의 주요 공약인 ‘어반 루프’를 겨냥하는 의원도 있다. 민주당 소속 일부 시의원 중에서는 현재 진행되는 정책 가운데 민주당이 의제를 제안하고 이끌어 온 정책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A 시의원은 “국민의힘이 그동안 관심을 보이지 않던 지역 재투자 문제 등의 추진이 지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직사회 불안감 해소해야
박 시장이 취임 이후 이틀간 보인 모습은 일단 시 공무원에게 합격점을 받는 모양새다. 시 공무원은 전임 오거돈 시장 재임 기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공무원 출신인 오 시장이 취임 첫 날부터 공무원의 무능과 나태함을 지적한 데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정무라인)’과 ‘늘공(늘 공무원·시청 조직)’ 간 불협화음이 이어졌다.
오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공무원은 뭘 했느냐는 지적에 시달렸고,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업무 강도도 세진 상태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키는 한편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도 임기를 보장해 빠른 시일 내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할 계획이다. 임기가 도래하지 않았는데 내쫓거나 하는 무리한 인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장 인사 문제로 잡음이 일 경우, 이를 해결하는데 임기의 대부분을 소모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 재임 시절에 시정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정무라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박 시장은 “캠프 인사가 행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시 내부에서는 “전임 시장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임기 초반에 시의 조직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임기 내내 공무원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고위직 공무원은 “기대를 저버리고 헛발질을 할 경우 공직 사회에서 다시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다”며 “임기 동안 공무원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등 시정 정상화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