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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09> 칠성신과 칠복신 : 럭키 세븐

  • 박기철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1-04-12 19:32:0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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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는 동양철학을 응축한다. 윷가락 앞면과 뒷면은 음양, 네 짝의 가락과 네 개의 말은 사상(四象), 도개걸윷모는 오행이다. 그리고 윷판에 7이 숨겨져 있다. 29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윷판에서 가운데 점을 빼면 28개다. 28을 네 방위로 나누면 7이다. 왜 하필 그런 모양의 윷판이 만들어졌을까? 딱 맞는 정설(正說)은 없지만 우리끼리 정할 수 있는 정설(定說)은 있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북두칠성을 그린 것이 윷판이라는 설이다.

   
북극성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칠성 4개의 윷판
그렇게 설정(設定)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4, 5, 6, 8, 9, 10도 아닌 7개 점들을 그렸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북두칠성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윷놀이 말들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세 번째가 제일 중요하다. 동양문화권에서 7이라는 숫자는 순환과 행운의 뜻을 지닌다. 일주일은 7일을 주기로,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주기는 7월 7일인 칠석(七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불교에서도 고인의 기일(忌日)로부터 7일마다 7회에 걸쳐 77재인 사십구재를 지낸다. 이렇듯 순환의 뜻을 지닌 7로부터 복을 비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7을 주기로 돌아가는 삶이 이승에서든 저승에서든 길하며 형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칠성이라는 상품명이 많은 이유다. 7이 완전수 셋이나 있는 쓰리 세븐(777)은 완전한 행운이다.

이렇듯 행운의 뜻을 지니고 있는 7을 인간은 밤하늘에서 찾았다. 바로 북두칠성(北斗七星)이다. 북쪽 밤하늘에 국자(斗) 모양의 일곱 개 별들이다. 국자 모양의 별들이 우연히 일곱 개였을까? 아니면 일곱 개 모양에 일부러 맞추어 국자 모양의 별들을 찾았을까? 둘 다 서로 연관이 있을 듯하다. 우리 토속신앙은 태양신보다 칠성신에 기반한다. 북두칠성을 기리며 동트기 전 새벽에 정화수(井華水)를 떠서 지극정성을 드리는 신앙이다. 일본에도 칠복신을 기리는 토속신앙이 있다. 7개의 복인 7개의 행운을 비는 신앙이다.

   

서양에서도 7은 행운의 숫자다. 미국 야구에서 7회에 럭키한 득점이 많이 나와 생겼을지 모르는 ‘Lucky 7’은 7이 지닌 의미와 직설적으로 딱 맞는 말이다. 영국의 해외 첩보기관인 MI(Military Intelligence)6가 파견한 스파이들 중 7번인 007은 영화 흥행의 행운을 위해 설정된 제목같다. 그런데 우리가 행운의 7을 정녕 바란다면 일단 별을 봐야 한다. 그런데 밤하늘에 별이 안보인다. 도시의 불빛들과 미세먼지들이 밤하늘 별빛을 막았기 때문이다. 가끔 청정한 어둠 속으로 가자.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88개 별자리들 중 큰곰자리에서 꼬리와 엉덩이 부분을 이루는 별들이 북두칠성이다. 그 별과 고요한 대화를 조용히 나누자. 혹시 미세하게 들리는 말이 있다면 럭키한 길할 징조다. 굿럭(Good Luck)과 의미와 발음이 비슷한 길락(吉樂)의 시그널이다. 굿럭길락!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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