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보다 지원자 807명 늘어
- 91.5%가 9급 일반행정 직렬
- 진입장벽 낮아 취준생 몰린 듯
부산시 공무원 채용 시험의 응시 인원이 5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9급 일반행정직에 응시하는 인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취업 절벽 현상이 심화되면서 공무원 시험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오는 6월 치러지는 ‘2021년도 제1회 부산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원서 접수 결과, 1193명 채용에 1만6750명이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쟁률은 14대 1이다. 지난해 1274명보다 채용 인원은 줄었지만, 접수 인원은 1만5943명으로 807명이 늘었다.
직렬별로는 특히 9급 일반행정직에 8608명이 지원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738명 늘어난 숫자다. 늘어난 접수 인원 가운데 91.5%를 9급 일반행정 직렬이 차지했다.
공무원 임용시험 접수 인원이 늘어난 것은 5년 만이다. 매년 1회 시험 기준으로 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채용 인원은 630명에서 1274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가 올 들어 1193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9급 행정직 역시 채용 인원이 237명에서 519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응시 인원은 2017년 1만8001명에서 지난해 1만5943명으로 매년 소폭 감소했다. 9급 행정직 응시 인원은 1만155명에서 7870명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9급 행정직 응시 인원이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공시생이 줄어든 것은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공시 준비가 ‘독이 든 성배’라는 인식이 퍼진 탓으로 알려졌다. 2, 3년간 공시에 올인한 끝에 합격하면 정년 등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하면 일반 기업 취업에서 공시 준비 기간의 공백을 설명하기 어렵고, 자칫 공시생이었다는 이력이 드러나면 낙방하는 등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대부분 기업 채용이 위축됐고, 특히 타격이 심한 부산에서는 절박한 취준생들이 다시 공시에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앞서 부산연구원은 부산이 ‘코로나발 취업 쇼크’를 심하게 겪었으며, 이는 영세한 지역기업의 사업구조 탓에 고용을 유지할 기초체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아대 이인용 취업지원팀장은 “사기업의 채용이 얼어붙다시피 한 데다, 코로나19로 커진 불확실성 탓에 취업준비생 사이에 공기업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며 “9급 행정직 등 공무원은 공기업에 비해 학점·대외활동 등 관리된 스펙 없이도 시험만 잘 보면 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 이런 분위기가 작용해 공무원 시험 접수 인원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