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대단지 아파트 들어서며
- 2년 사이 월세 1.5 ~ 2배 올라
- ‘터줏대감’ 삼계탕집 결국 폐업
- 상인 “매출 상승도 없어 한숨만”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부산 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의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을 피해 전포대로 건너편 공구거리에 생겨난 전포사잇길에도 임대료 인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임대료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상권이 침체된 가운데 상인들은 매출이 회복되기도 전에 월세가 상승할 움직임을 보이자 제2의 둥지 내몰림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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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부산 부산진구 전포사잇길에 노후 상가를 허물고 새로 지은 신축건물 관계자들이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3일 부산진구의회 등에 따르면 1989년부터 전포사잇길을 지켜온 터줏대감 가게인 A 삼계탕집이 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폐업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했는데도 건물주는 월 200만 원이던 임대료를 400만 원으로 인상을 요구했다.
전포사잇길 초입에 있는 63㎡(19평) 규모의 B 양식점도 올 들어 월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 애초 별도 관리비 없이 월 120만 원의 임대료만 냈지만, 지난해 9월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에 없던 관리비를 내게 됐다. 여기에 월세까지 인상돼 현재는 한 달에 180만 원을 지출한다.
이처럼 전포사잇길 일대에서 임대료 상승 분위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이곳 상인회 ‘전포사잇길 유니온’에 따르면 상점 월세는 이미 2019년 대비 1.5배에서 2배가량 상승한 곳이 적지 않다. 전포유니온 관계자는 “건물 대부분이 노후해서 원래 33㎡(10평) 규모 상점은 월세가 40만~70만 원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받는 곳은 월 200만 원까지 부른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부동산 중개사이트 ‘부동산써브’에 등록된 전포사잇길 상점 월세 물건 23개를 보면, 평균 월세는 124만 원에 이른다. 1991년 지어진 43㎡(13평) 단층 상점의 임대료로 월 350만 원을 희망하는 경우도 있다. 한 중개업자는 “임대료가 점점 올라가고 권리금도 지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인근에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돼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임대료나 권리금도 올라 진입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전포사잇길 임대료 상승은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대단지 아파트 ‘서면 아이파크’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2015세대가 거주한다. 거대한 배후단지가 생긴 만큼 상권도 활기를 띨 거라는 기대심리가 임대료 상승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빨간 벽돌집’으로 대표되는 노후 상가를 대신해 신축 건물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임대료 상승 원인으로 제기된다. 2017년 이후 전포사잇길에 들어온 건물 신축 신고는 36건에 달한다. 증축 및 대수선 신고도 10건에 이른다.
그러나 상인들은 매출 상승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전포유니온 윤성철 회장은 “아파트가 생겨나도 코로나19 탓에 매출 증가를 느끼기 힘들다. 그런데도 월세가 실제 수익을 앞질러 오르는 상황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진구의회 장백산 의원은 “신축 건물이 많아지며 이곳 땅값 또한 서면과 다를 바 없이 급등하고 있다. 둥지 내몰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