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청도자기 원류 김해 상동주민
- 자발적 배우로 변신, 공연 추진
- 10, 11월 백파선광장서 선보여
분청도자기 원류 마을로 유명한 경남 김해시 상동면 주민이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여성도공 백파선을 소재로 한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국내에서 농촌 마을 주민이 자발적으로 배우로 변신해 연극 공연을 추진하기는 처음이라 큰 관심을 끈다.
경남 김해시 상동면 대감마을 주민들은 이처럼 일본 도자기의 신으로 추앙받는 백파선을 소재로 한 마을 연극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마을은 2017년부터 뒷산에서 600년 된 분청자기 가마터와 백자 가마터가 잇따라 발굴돼 ‘도자기 원류 마을’로 불린다. 대감마을은 그동안 발굴된 가마터 등으로 미뤄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나오는 조선시대 도자기 공장으로 궁궐에까지 진상했던 ‘감물야촌’으로 알려졌다. 마을에서는 이런 역사적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자 임진왜란 때 남편과 함께 끌려간 도공 백파선을 기리는 행사를 갖고 있다.
마을 연극은 주민인 이봉수(65) 김해시마을만들기 회장이 주도한다. 이 회장은 “현재 ‘극단 진영’과 백파선을 소재로 한 마을 연극을 준비 중인데 최근 대본 초고가 나왔다. 주민 중에서 참여자를 뽑아 배역을 맡길 예정이다”고 밝혔다. 백파선은 김해 출신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갔으며 아리타 도자기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대감마을에는 2년 전 문을 연 백파선연구소도 있다.
내용은 고향에서 도자기를 빚으며 사는 모습부터 일본 땅에 끌려가 유명해진 뒤에도 고향을 잊지 못해 눈물짓는 모습 등 백파선의 삶이 1시간30분간 그려진다. 주민이 배우로 변하는 과정은 극단 진영의 도움을 받는다. 20여 명의 출연진 가운데 주인공은 극단에서 배역을 맡고 나머지 15명의 조연이나 엑스트라 역할은 주민 몫이다. 이 마을은 전형적인 농촌으로 400여 명이 산다. 주민이 공연에 익숙해지면 앞으로는 모든 역할을 주민이 맡게 된다.
주민은 배우 수련을 거쳐 코로나19 상황을 봐가며 오는 10~11월에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은 백파선 광장에서 관광객들에게 선보인다. 행사 중에는 주민 30여 명으로 구성된 마을 오케스트라 공연도 준비돼 있다. 앞서 중국에서 마을 주민을 배우로 참여시킨 대규모 공연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사례가 있다. 세계적인 거장인 장이머우 감독 주도로 서정적인 풍광으로 유명한 계림에서 어민과 학생 등이 참여하는 ‘인상유삼저’라는 설화를 소재로 한 서사극을 관광객에게 선보였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