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대 위기 자구책만으론 한계
- 기업·대학 협업 플랫폼 구축해야
- 4-WIN 전략 컨트롤타워 필요
- 캠퍼스 부지 10% 센터로 활용
- 물리치료·힐링 이원화 운영계획
- 작년 문 연 강서구 미음캠퍼스
- 기업과 팀프로젝트 활동 기대
- 해양플랜트 해체 시장도 도전
“상공계와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지난 7일 한국해양대 도덕희 총장이 지역대학 위기 타개책 모색을 위해 부산시교육청이 연 간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지역대학의 자구책으로는 한계가 있고, 부산시와 시교육청, 지역 상공계가 대학 위기와 청년 유출 문제를 함께 푸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국제신문이 어젠다로 제시한 ‘4-WIN’ 전략 시행의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고 했다.
지역대학 위기 타개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도 총장은 A1 사이즈의 대형 맵을 펼쳐보였다. 2012년 그가 펴낸 ‘대한민국 X파일’이란 책의 부록으로 ‘사회경제 악순환 메커니즘’ 등이 개념도로 정리됐다. 사회 악순환은 527개 요인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설명됐다. 기업의 수도권 집중→ 지역기업 인재 구인난 심화→ 지역기업 경쟁력 저하→ 지방세 감소→ 지역 독자적 발전계획 수립 취약→ 지역 교육환경 열악 등 연쇄적으로 연결되는 개념이다.
도 총장은 “4-WIN 전략이 성공하려면, 서둘러 예산을 마련하고 컨트롤타워부터 가동해야 한다. 간사 역할은 내가 맡을 수도 있다. 심각성을 인지하고 모두 팔 걷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캠퍼스 內 해양치유센터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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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해양대 도덕희 총장이 지역대학 위기 타개를 위한 대학과 지역의 상생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부산의 GRDP(지역내총생산)가 지난해 90조 원(통계청 기준, 92조4450억 원)을 넘겼고 이 중 40조 원 이상이 바다에서 나옵니다. 40조 원의 70%가 해양산업, 30%가 수산으로 추산됩니다.”
범위를 좁혀 한국해양대가 처한 현실을 묻자, 도 총장은 통계수치부터 언급했다. 지역사회의 핵심 동력이 해양산업인 까닭에 이 분야 특화대학인 해양대는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믿고 있었다. 실제 해양대의 학제는 해양 분야에 집중됐다. 항해융합학부·기관시스템공학부·해양스포츠과학부·해양경찰학부 등 해양과 연계되지 않는 학과를 찾기가 더 어렵다.
“현재 부산이 국내와 해외에서 확보한 시장의 규모는 한계가 있어요. 새로운 시장을 대학이 나서서 개척할 수 있는 겁니다. 대학과 지역의 상생 모델은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도 총장은 ‘해양치유컨벤션센터’ 설립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숲과 산 등 내륙에 집중됐던 신체·정신 치유를 위한 치유센터를 바다와 연계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해수를 활용해 근골격계 환자와 피부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바닷모래와 머드, 소금, 파도소리, 해조류 등이 다양한 병을 낫게 해준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면서 “우리 대학의 센터는 단순히 물리 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을 힐링시켜주는 곳으로 이원화돼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 총장은 해양대 전체 캠퍼스 부지 중 10%를 이 센터를 운영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했다. 계획이 실현되면 부산시와 영도구의 이색 관광자원이 개발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학교는 센터를 운영하며 각종 이익을 볼 수 있어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도 총장은 “평생교육의 개념으로 추진되는 까닭에 교육부 등의 허가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국비와 지방비의 지원이 어렵더라도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추진되도록 재임 기간 내 사업 추진을 위한 큰 프레임을 짜겠다”고 강조했다.
■지역기업과 해양 활용 상생 추진
해양대는 지역기업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해양 분야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 총장은 인도네시아 해양플랜트 해체 참여를 대표적인 블루오션으로 여긴다. 인도네시아 해역에는 수명이 다한 플랜트 350여 기가 있는데, 해체에 기당 100억 원이 투입돼 앞으로 최소 3조 원대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전문성이 인정되면 다른 동남아 국가 사업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도 총장은 “지역기업과 협업해 1단계 100기 해체 참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 설치 및 해체는 기술집약 산업이어서 작은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높은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력이 필수인데, 국내 해양플랜트 관련 인재 양성은 해양대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강서구 미음산단에 설치한 ‘미음캠퍼스’가 어떤 성과를 낼지 도 총장은 기대를 걸고 있다.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등 3개 학과의 재학생 80명이 이곳에서 기숙하며 다양한 조선기자재 기업과 팀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도 총장은 “1, 2학년은 해양대에서 전공 교육을 받고, 3, 4학년은 이곳에서 실무 융합 교육을 진행한다. 지역기업은 물론 한국기계연구원과 부산테크노파크 등 유관기관도 있어 산학관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도 총장은 해양 분야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운항 선박은 여러 첨단기술의 총집합체입니다. 무인으로 움직이는 수천억 원대 선박을 지키려면 선박 보안 전문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 해사인공지능보안학부도 신설했죠. 미래 세계 해양을 주도할 다양한 인재를 키워내겠습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