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부산미래혁신위원회가 ‘민원성’ 버스노선 조정을 기업 규제 혁파로 포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박형준 시정의 싱크탱크인 미래혁신위가 동네 민원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혁신위는 지난 18일 시청에서 하태경 위원장과 위원, 시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일상과 기업에 힘이 되는 규제 혁파’ 행사를 진행했다. 이튿날 미래혁신위는 “부산시가 근로자의 출퇴근을 위한 버스 노선 조정을 즉각 실행키로 했다”며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업 규제라기보다는 버스노선 조정 관련 민원과 다르지 않다. 미래혁신위가 조정했다고 밝힌 노선은 시내버스 73번과 마을버스 기장8번이다. 정관산업단지의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청년이 기피하기 때문에 이 두 노선이 정관산단을 경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회의 사항을 바탕으로 시는 정관읍으로 들어가는 73번 시내버스 노선을 산단1로에서 산단2로 쪽으로 400m 연장하고, 기장 8번은 달음교를 지나 정관산단 방향으로 300m를 더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선 조정의 실효성도 지적됐다. 73번 버스는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이 60분으로, 운행되는 버스가 적어 실질적으로 출퇴근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장8번 노선은 과거 정관산단 안쪽까지 운행을 했지만, 이용률이 저조해 중단된 노선이다. 한 교통 전문가는 “그 정도면 그냥 걸어가면 된다. 시내버스가 300, 400m 더 산단 쪽으로 들어간다고 외면하던 청년 지원자가 몰리겠느냐”고 말했다.
민원성 노선 조정을 세밀한 행정 검토 없이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시내버스업계 관계자는 “민원이 있을 때마다 정치인이 나서서 버스 노선에 손을 대는 바람에 노선이 길어지고 기괴해진다. 시내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미래혁신위원장은 “부산시 차원에서 해결 가능한 것부터 다루다 보니 범위가 조금 지엽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버스 노선 조정 외 불시 점검이나 입주 가능 업종 등 실질적인 규제를 해소하는 부분도 다뤘다”고 설명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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