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의 한 등산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계기로 지자체들이 앞다퉈 등산로 보안을 강화하고 나섰다. 서구는 CCTV와 가로등이 결합된 형태의 스마트 폴 설치(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9면 보도)를 추진 중이다.
사하구는 지역 등산로에 스마트 폴 구축을 위한 현장 전수조사를 벌인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3일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야산에도 CCTV와 가로등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민 목소리가 커졌다. 김태석 사하구청장은 “구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현장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경예산을 긴급 편성해 최대한 빨리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사상구도 스마트 폴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사상구에는 시약산과 이어지는 구덕산이 있다. 사상구는 스마트 폴 설치가 가능한 범위를 확인한 뒤 설치 방식과 비용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와 수사기관은 인접한 지자체가 방범 사각지대인 등산로를 중심으로 스마트 폴 설치를 확대하면 범죄 예방 및 대응 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동아대 라광현(경찰소방학과) 교수는 “스마트 폴은 특정 범죄 우려 지점을 중심으로 가지를 뻗듯 설치돼야 효과를 낼 수 있다”며 “CCTV와 마찬가지로 스마트 폴 주변에 감시 장비가 설치돼있다는 알림판 등을 붙이면 예방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도심에는 CCTV 망이 구축돼 사건 발생 시 범인 동선 추적이 용이하다”며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주요 길목 등에 스마트 폴이 설치되면 도심 CCTV 망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