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주민은 운영권 재논의 촉구
- 11개 구·군 쓰레기 처리 꽉 막혀
- 주민과 대화서 접점 못 찾은 市
- 오늘부터 민간업체와 계약 허용
- 5개 구는 2년 전 민간위탁 전환
- 전국 업체 부산 입성 늘어날 듯
부산지역의 재활용 쓰레기 대부분을 처리하는 강서구 부산자원재활용센터(이하 재활용센터)의 불안정한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 반복되는 주민 갈등으로 쓰레기 반입이 막히자 부산시가 다른 민간업체를 통해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열며 칼을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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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구 부산자원재활용센터가 반복되는 주민 갈등으로 쓰레기 반입이 막히면서 부산시가 민간위탁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지난 8일 강서구 재활용센터에서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근로자들이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는 모습. 배지열 기자 |
■시, 반복되는 갈등에 최후 통첩
시는 강서구 재활용센터에 쓰레기를 보내는 11개 구·군에 ‘22일부터 민간업체와 계약해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고 통보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지난 2월 시가 생곡폐기물처리시설대책위원회에 재활용센터의 운영권을 넘기면서 작성한 합의서에 ‘3일 이상 쓰레기를 반입·처리 못 할 경우 지자체가 쓰레기를 민간업체에 매각하는데 센터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내용에 따른 조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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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재활용센터 진입로가 차량과 폐기물, 시위 천막 등으로 막혀 있는 모습. |
재활용센터에는 지난 19일부터 쓰레기 반입이 중단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자원재활용센터지회와 생곡마을 일부 주민이 진입로를 막은 탓이다. 지난달 17일부터 파업 중인 노조는 대체 인력 투입을 저지하면서 집행부 처벌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은 시가 재활용센터의 운영권을 대책위에 넘긴 것에 대해 재논의를 주장하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재활용센터로 반입되던 쓰레기는 울산 3곳, 경남 양산 2곳, 창원 1곳의 업체에 맡겨 처리하고 있다. 매일 100t가량의 반입량 중 65t을 처리하고 나머지는 구·군별 임시보관장과 선별장에 보관해 ‘쓰레기 대란’을 가까스로 막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배달이 폭증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도 많아져 적치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재활용센터 운영권을 둘러싼 주민 간의 갈등으로 과거에도 쓰레기 반입이 자주 막혔다. 시는 1996년 생곡 매립장을 설치하면서 주민 보상 차원에서 재활용센터 부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주민이 운영하도록 했다. 매년 10억 원 이상의 수익금을 두고 2017년에는 주민 간 갈등으로 쓰레기가 10일 이상 처리되지 못하기도 했다. 결국 2018년 시가 운영권을 인수해 최근까지 운영해왔다.
시는 주민과 계속 대화하면서 접점을 찾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운영권을 가진 쪽과 이에 반대하는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 타협이 쉽지 않는 상황이다. 시 이준승 환경정책실장은 “지자체에서 민간업체를 이용하면 재활용센터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민간위탁 활용 길 열려
시와 협약을 맺은 11개 구·군은 지금까지 수거한 재활용 쓰레기를 강서구 재활용센터로만 보내왔다. 하지만 합의서 조항에 따라 다른 지자체의 민간업체로 직접 쓰레기를 보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민간업체를 통해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도 있다. 현재 동래·금정·해운대·기장·남구 등 5개 지자체는 경남 양산과 울산에 있는 업체에 재활용 쓰레기 처리를 맡기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주민 간 갈등으로 재활용 쓰레기 반입 저지 사태가 되풀이되던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부산시 및 센터와 협의해 민간위탁으로 전환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간업체와 직접 계약해 쓰레기를 처리하는 지자체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근 경남과 울산뿐 아니라 전국의 업체들이 부산의 재활용 쓰레기 처리 시장에 입성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은 공공성을 띤 재활용센터를 운영 중인 반면, 다른 지자체는 대부분 민간업체에 위탁을 맡겨 처리하고 있다. 각종 장비와 넓은 야적장을 보유해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는 업체가 정식 계약을 맺고 수거와 처리를 일괄처리하는 방식이다.
경남의 A업체 관계자는 “재활용센터가 장기간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하면 지자체도 결단을 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물량만 확보되면 공장도 증설하고 노동자도 더 고용하는 등 경쟁하려는 업체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