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늪지식물의 보고’ 경남 함안군 대평늪(사진)이 육지화와 쓰레기 투기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25일 지역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1984년 함안군 법수면 대평늪 늪지식물을 천연기념물 제346호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가시연꽃 자라풀 줄풀 붕어마름 노랑어리연꽃 등 이곳에 자라는 희귀 식물이 늪지식물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이 자생 식물을 천연기념물로 관리하는 전국 유일의 습지이다. 지정 후 37년이 지난 지금 습지는 서서히 제 기능을 잃고 있다.
3만8160㎡의 습지는 전체적으로 동서로 긴 타원형인데 남동쪽의 육지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송전탑을 중심으로 키 큰 버드나무와 찔레나무 등이 습지 내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곳에는 물이 공급되지 않아 육지부가 늘어나고 있다. 덱 탐방로와 포장도로가 늘어나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진 점도 논란거리다.
습지부 가운데 마을 앞쪽은 10여 년 전 탐방객과 주민을 위한 덱이 설치됐다. 이어 맞은편 산 아래에는 지난해 말 농어촌공사가 길이 920m, 폭 3m의 황토 포장길을 완공했다. 농어촌공사는 문화재청의 형상변경 승인을 받아 이전의 흙길을 황토 포장길로 바꿨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산과 습지를 연결하는 생태 이동통로가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딱딱한 황토 포장길은 흙길과 달리 여름철 온도가 올라가면 ‘가마솥’처럼 달궈져 지렁이 맹꽁이 등이 폐사할 우려마저 낳는다.
늪지 보존을 위해 육지화가 진행되는 곳에 물을 공급하고 정기적으로는 침범한 나무를 제거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덱 아래에는 페트병 농약병을 비롯해 쓰레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경관을 망친다. 이곳은 낚시가 금지돼 있는데 통발이 발견되기도 한다.
한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대평늪은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인데 육지화 등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어 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함안군 관계자는 “황토 포장길은 주민 편의를 위한 지원사업으로 시행됐으며 문화재청과 충분히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안다. 쓰레기 등은 치워 깨끗한 환경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