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조례 제정안돼 운영 차질
- 일각 군수·의회 기싸움 시각도
‘빈민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제정구(1944~1999) 선생의 청빈 사상을 기리는 기념관이 그의 고향인 경남 고성에 문을 열었지만 곧바로 휴장에 들어가 빛이 바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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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열린 제정구 커뮤니티센터 개관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고성군 제공 |
고성군은 지난 24일 대가면 대가연꽃테마파크 일원에 조성한 ‘제정구 커뮤니티센터’ 개관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했다. 연면적 450㎡ 지상 1층 규모의 이 커뮤니티센터는 25억 원을 들여 기념 전시실, 북카페, 강당, 교육실 등을 갖췄다. 전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해 건립 이전부터 주목받았다. 군은 우리나라 빈민운동에 투신한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8년 커뮤니티센터 건립에 착수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고인의 가족과 제정구기념사업회 관계자, 전·현직 국회의원, 정치인 등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 커뮤니티센터는 개장 다음 날인 25일부터 곧바로 휴장에 들어갔다. 운영에 따른 조례안이 통과되지 않아 당분간 정상 운영은 힘들게 됐다. 군은 ‘제정구 커뮤니티센터 관리 및 운영 조례안’을 상정했지만, 군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심사 보류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대가연꽃테마파크와 대가저수지 등 주변 인프라와 연계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커뮤니티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군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군은 조례가 마련될 때까지 일부 시설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군의회는 조례안이 개관식을 앞두고 긴박하게 올라와 좀 더 신중한 검토를 위해 심사 보류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두현(더불어민주당) 고성군수와 국민의힘 소속이 다수인 군의회의 기 싸움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작 심사 보류를 결정한 고성군의회 의원 11명 전원은 이날 개관식에 얼굴을 내비쳤다. 한 군민은 “선생의 청빈 사상은 영원히 고향 고성에 남게 됐지만, 커뮤니티센터가 문을 열고 곧바로 휴장에 들어간 것은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고성군 대가면 출신인 제정구 선생은 1966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후 학생운동을 주도했고, 1973년 청계천 판자촌 야학 운동을 계기로 도시 빈민운동에 투신했다. 1986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으며 14·15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