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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8> 이상희 ㈔녹색삶지식원 이사장

과학입법 주도 괴짜 과학자, 15년 전 코로나 시대 경고도

  •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  |   입력 : 2021-04-25 19:36:09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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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학박사 겸 변리사로 정계 입문
- 과학정책 전문가로 4선 국회의원
- 생명과학·항공우주 법안 등 발의
- 동양인 첫 美 최고예방보건상도

- “우주태양광 등 연구 활동도 계속
- 정신력 단련·운동 열심히 한 덕”
- 세계사회체육연맹 회장 당선 때
- 취임식장에 인라인 타고 등장도

- “가덕신공항 사업 中·日 동참하면
- 황인종 연합의 상징될 가능성 커
- 초음속 항공기 시대도 대비해야”

국가는 과학기술의 미래를 예측하고 필요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한다. 우수한 과학자가 있어도 정책 기반이 따라주지 않으면 국제 과학기술전쟁에서 앞서 나가기 어렵다. 이상희(83) ㈔녹색삶지식원 이사장은 평생을 과학기술 정책을 자문·수립했다. 미래과학기술 경쟁에 대비하고 미래세대의 과학기술 전파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한국 정계에서 드물게 과학정책전문가로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약학박사, 변리사인 그는 1990년대 과학기술처 장관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의장을 지냈다. 이 기간 유전공학육성법,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해양개발기본법,뇌연구촉진법,생명공학육성법,천연물신약연구 개발촉진법, 전자정부 구현 및 운영에 관한 법 등 수많은 과학기술 법안과 정책이 그의 손을 거쳤다. KAIST 광주분원도 그의 작품이다. 이 이사장이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로 한국 과학기술 정책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이상희 ㈔녹색삶지식원 이사장이 “유쾌한 상상력으로 미래과학기술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괴짜 과학자’로 통한다. 김정록 기자
그는 가끔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주장을 펴 ‘괴짜 과학자’라는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기존 틀을 뛰어넘는 이 이사장의 과학자적 상상은 늘 유쾌하다. 한편으론 곱씹어볼 만한 부분도 있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호서대 벤처대학원에 있는 녹색삶지식원 이사장실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여전히 ‘과학’에 빠져 있었다. 한국이 세계 과학기술을 이끄는 날을 꿈꾸는 열정이 넘쳤다.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대화가 자주 묻혀 기록에 애를 먹었다.

-오래전부터 세계 3차 대전은 ‘바이러스 전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15년 전부터 WHO(세계보건기구) 등에서 3차 세계대전은 사람 간 전쟁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인간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일로 2009년 미국으로부터 ‘최고 예방보건상’(EISENHAUER Fitness Award)을 동양인 최초로 수상했다. 어떻게 하면 바이러스와 싸워서 이길 수 있나를 계속 연구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면역력이다. 정신력이 크게 좌우한다. 그리고 음식도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 19 확진자가 적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의 체질과 고춧가루, 마늘과 양념, 녹차, 김치 등이 모두 면역을 강화하는 식품이다.

-여든셋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앓았던 질병 극복 과정에서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건강과 면역의 알파요 오메가다. 낙천적이다. 늘 웃는다. 그리고 원래 운동을 좋아한다. 학교 다닐 때도 싸움이 전공이었다. (웃음) 미래지향적인 과학적 사고로 산다. 그러면 엔도르핀이 생겨서 건강해진다. 인라인을 타다가 쓰러져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대한변리사회 회장으로 있을 때 아세아 오세아니아 생활체육회장을 지냈다. 그 후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연맹 총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처음 동양인에게 자리를 내준 유럽인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내가 인라인을 타고 취임식장에 등장하자 기립박수를 보냈다. 해운대 사회체육센터 건립도 내가 주도했다.

-고등학교 때 무슨 일이 있었나.

▶외가와 친가는 모두 경북 청도다. 나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포목상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철도공작창에서 신문 배달을 했다. 고등학교 때 성적이 탁월해 학교의 기대주였으나 고3 때 각혈을 하며 교정에서 쓰러졌다. 결국 3년6개월간의 투병 생활을 거쳐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했다. 당시 수업을 파하면 곧장 부전동에 있던 직조공장에서 삶은 실을 짜는 노동을 했다. 제대로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몸을 혹사했다. 회복하는 동안 폐결핵을 이긴 투병기를 읽었다. 그리고 허약한 나의 신념과 의지를 새롭게 했다. 관련된 갖가지 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병마를 딛고 일어섰다.

-우주항공산업의 중요성과 비전을 자주 강조한다.

▶이 분야 전문가와 국제적인 소통을 한다. 미국의 보잉사가 현재 개발 중인 성층권 비행체인 초음속 항공기(Trans Atmospheric Vehicle)가 상용화되면 LA에서 서울까지 40분 이내로 비행이 가능하다. 기내 무중력 상태의 우주선 같은 구조다. 이착륙할 때 굉음을 일으키므로 도심에서 먼 곳에 공항이 있어야 한다. 동북아에서 한 곳 정도 초음속 항공기 공항을 둘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개발이 끝났다. 시장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 가덕신공항을 미래형 항공기에 맞춘다면 초음속 항공기 공항이 될 수 있다.

-가덕신공항의 성공적 개발과 발전을 위해 조언해 달라.

▶아놀드 토인비가 그의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의 전쟁은 궁극으로 인종 간 전쟁이 되리라 예측했다. 황인종 간의 연대와 결속이 필요하다. 한자 중심문화권이 하나가 되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그런 측면에서 가덕도가 단순한 국제공항 사업을 넘어서 황인종 연합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이 개발과 투자 등 사업 전체를 관장하고 중국이 가덕도 지하에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시설을 만들고, 세계적인 매립 기술을 가진 일본이 매립을 맡는 방식이다. 가덕도 개발이 한·중·일 연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녹색삶지식원의 성과와 비전을 설명해 달라.

▶한국의 과학기술 창달이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이를 위해 1985년 설립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발전하려면 인력자원 육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과학기술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 쇄빙연구선 추진동력 설계와 복합극한미생물 실용화 연구센터, 불가사리 연구센터 설립, 수학 게임으로 노령인의 뇌 조직을 활성화하는 연구, 우주태양광발전위성 사업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대량생산과 거대기업이라는 공룡이 지배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앞으로의 시대는 맞춤형 생산과 소형기업이 경쟁력을 갖는 일종의 ‘미생물의 시대’다. 이런 시대에 맞게 변모가 용이한 개인이 유리하다. 이를 위한 연구 활동에 남은 기간 전념할 것이다.

-국회의원을 지내고 2급 직인 국립과천과학관장으로 간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과학을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자는 뜻에서 2008년 말 5000억 원이 투입돼 건립됐다. 과학자로서 국가에 마지막으로 봉사하겠다고 결심했다. 2급직 관장으로 월 급여가 700만 원 정도 됐다.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월급을 받은 적은 없다. 사내복지기금이나 직원 자녀들 장학금으로 모두 썼다. 한 해 100만 명 이상이 찾았고 방문객 증가율이 해마다 40%를 넘었다.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을 위해 게임을 접목시켜 만든 ‘온라인 수학 게임대회’를 여는 등의 성과로 행정안전부 기관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제약사에서 15년간 연구개발을 맡은 과학자가 정치인으로 꽤 오랜 세월을 보냈다.

▶과학기술이 중요한데 정치적 기반이 취약했다. 과학입국을 위한 정치를 했다. 의원 시절 상임위에 컴퓨터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고, 테헤란 밸리에서 벤처 현장 상임위를 열었다. 전자정부의 근간을 만들고 과학입국과 과학에 기반한 미래산업을 위한 입법 활동을 했다. 과학자가 과학발전을 위해 참여한 정치적 활동이라고 보면 된다. 2004년 2월 정치를 떠난 이후 오늘까지 ‘과학’에 전념했다.

-부울경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손을 맞잡고 있다.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핵심은 교육이다. 부산, 마산, 울산 등 부울경 지역은 바다에 접해 있고 또한 항구를 끼고 있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지역 풍토가 있다. 여기에 맞게 교육을 바꿔야 한다. 지역에 자사고와 외고 등이 많아야 한다. 노벨상의 80%가 대학에서 시작된다. 스펙을 쌓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창업동아리를 만들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특허화해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장에 과감히 도전하는 학생을 길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방향과 정책의 일대 혁신이 요구된다.


◇ 이상희 이사장은

▷1938년 부산 출생 ▷부산진초·동래중 졸업, 부산고 중퇴 ▷1966년 서울대 약대 졸업 ▷1973년 서울대 약학박사 ▷1976년 미국조지타운대 로스쿨 수학 ▷1988년 과학기술처장관 ▷1993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의장 ▷1997년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2000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 ▷2004년 대한변리사회 회장 ▷2009년 한국우주소년단 총재 ▷현직:㈔녹색삶지식원 이사장,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 회장, 우석대 석좌교수, 대한민국헌정회 국가과학기술 헌정자문회의 의장

·수상: 청조근정훈장(1990), 장영실과학문화상 대상(2004), 우남과학진흥상(2012), KAIST 지식재산대상(2013)

·저서: 창조성과 정신(역저, 김영사, 1998), 미생물을 제대로 아시나요(상상가가, 2013)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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