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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업' 총장에 듣는다 <9> 울산대 오연천 총장

“전공 달인 돼야 학문융합 성과 … 기초 강화 교육이 경쟁력 핵심”

  • 국제신문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21-05-03 19:05:41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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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 갖춘 지역인재 양성 강조
- ‘울산대형’ 미래교육기획단 신설

- 국내 대학 최초 산학협력 도입
- 현대重과 ‘DT 프로그램’ 구축
- 기술 배우고 취업 성과도 다수

- 2008년부터 장기현장실습제
- 지역 942개 회사와 협정 맺어
- 졸업 직후 기업현장 투입 도와

‘지역대 UP’ 시리즈의 취지는 대학 위기 타개책을 총장에게 직접 듣는 것이다. 지난 4개월간 총장 입으로 잘 알려지지 못한 이색 전략이 소개됐다. 인터뷰에 나선 총장의 스타일은 다양했다. “먼저 인터뷰해달라”며 기자 메일로 직접 요약본을 보내며 의욕을 보인 이도 있고, 권유에도 “이런다고 사정이 안 나아진다”며 거듭 손사래 치는 이도 있었다. 애초 울산대 오연천 총장과의 인터뷰는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언론 노출을 즐기지 않는 총장으로 알려진 까닭이다.
   
울산대 오연천 총장이 지난달 28일 취재진에 지역대학 위기 타개 전략을 설명 중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산학협력 체계를 발전시키고 융합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울산대 제공
뉴스분석시스템 ‘빅카인즈’로 취임 뒤인 2015년부터 최근까지 6년간 ‘오연천 총장 인터뷰’를 검색(전국지·지역지 기준)했더니 연관기사가 11건이었고, 이중 인물 인터뷰는 3건에 그친 점이 방증하기도 했다. 2014년까지 4년간 서울대 총장직을 수행했던 시기의 인터뷰도 거의 없었다. “의미가 크지 않은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어 지면에 게재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 안 되잖아요. 지역대학 위기에 관해서는 저도 한마디 꼭 하고 싶었습니다.”

■미래기획단 교육 전략 수립 中

오 총장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총장실에서 1시간 넘게 이뤄졌다. 위기에 대응하는 ‘전략’과 ‘철학’을 묻자 ‘기반교육 강화’ ‘산업체 협력’ ‘미래인재 양성’ 등의 단어를 강조했다. 여느 총장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그는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를 만드는 것의 핵심은 기초, 기본일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오 총장은 “학문융합의 중요성을 모든 대학이 강조하지만, 융합의 뼈대가 될 특정 학문을 마스터하는 것이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저탄소 배출 친환경 화학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꿈을 세운 학생은 ‘화학’ ‘환경공학’ 등을 융합전공해야 하는데, 단순히 서로 다른 두 학문을 기계적으로 모두 배워서는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기초가 되는 화학 분야의 달인이 돼야 다른 학문과 융합을 시도하고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30년 넘는 교수 경력과 지식경제부 등 정부 현장 경험을 통해 이런 철학을 쌓았다. 오 총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울산대형’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창의·융합 교육과정 설계와 교육목표의 새로운 설정을 위해 ‘미래교육기획단’이란 조직을 신설했다. 여느 대학에 없는 ‘기초 중시 융합학문 교육체계’가 여기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도입 ‘샌드위치 교육’

“‘산학협력’이라는 단어를 지금은 전 국민 누구나 알지만, 이는 울산대가 국내 최초 도입한 개념입니다.” ‘샌드위치 교육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산학협력교육에 오 총장은 자부심을 나타냈다. 1970년대 초 정부가 공업도시 울산에 대학을 세우면서 영국 정부로부터 차관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았는데, 이때 영국형 교육시스템이 함께 유입됐다고 했다. 기초교육을 학교에서 2년 받고, 현장실습을 2년, 이후 다시 학교에서 이론수업을 받아 과정을 마무리하는 ‘이론-현장실습-이론’이 샌드위치교육의 핵심이다. 당시에는 없던 이 같은 산학협력 교육시스템을 울산대가 국내에서 처음 시행했으며 이후 전국으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울산은 한반도 최대 공업도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차, SK화학, 에쓰오일 등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분야 수많은 대기업이 집중 포진한 곳이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등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많아 자연스럽게 산학협력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오 총장의 말이다. 110만 명 인구의 도시에 종합대학은 울산대 1곳뿐인 점도 메리트다.

졸업 즉시 기업현장으로 투입되는 인재를 키우는 다양한 커리큘럼이 시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8년부터 현대중공업과 연계해 진행하는 ‘DT(Digital Transformation) 인력양성 교육 프로그램’. 이공계는 물론 인문사회계열 학생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AI), ERP(전사적 자원관리)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학교와 현대중공업이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전공 관계없이 이 과정을 이수 중인 학생이 매년 30여 명이고, 이 과정을 거쳐 졸업한 학생 70명 중 15명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지역 대기업 에 취업하는 성과를 냈다. 오 총장은 “기업의 전문 인력이 학교로 와서 직접 수업해 학생들은 현장감각을 높일 수 있고, 기업은 현장 맞춤형 인력을 기를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도 이런 교육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인정해 울산대를 ‘산학협력 선도대학’으로 선정했다.

오 총장은 2008년부터 시행 중인 장기현장실습제도도 자랑했다. “전국 여느 대학이 한 학기 과정으로 3, 4개월 정도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운용하지만, 우리 학교는 방학을 포함해 6개월가량 학생이 기업체와 협력하는 현장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성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년 기업에서 더 많은 학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장기현장실습 참여 학생은 224명이며, 이들이 근무하는 기업은 60개사다. 참여학생과 기업 수가 부산 등 다른 지역 대학보다 1.5~2배 된다는 것이 오 총장의 설명이다. 울산대는 학생들이 장·단기 현장실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942개 기업과 ‘가족회사협정’을 맺고 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울산대 산학협력 인프라

샌드위치 교육시스템(Sandwich System)

- 1972년 국내 첫처음 시행한 ‘이론-현장실습-이론’ 반복형 산학협력 교육
-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현장에서 실습하고 다시 이론으로 보완하는 형태

942개의 가족기업

- 현대중공업과 현대차, SK에너지 등과 협정 맺고, 장·단기 현장실습 기회 부여

DT인력양성 교육 프로그램

- 현대중공업과 2018년부터 시행 중인 기술인력 양성 프로젝트
- 이공계 인문사회계열 전공 무관하게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학습 기회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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