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에 2030엑스포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엑스포 유치전의 막이 올랐다. 우리나라(부산)를 비롯해 중국 광저우와 톈진, 아제르바이잔 바쿠, 프랑스 파리, 캐나다 몬트리올, 네덜란드 로테르담,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부산시도 다음 달 초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레이스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유치위원장도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음 달 초에 BIE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유치신청서를 제출할 때 정부 대표 1명과 개최도시의 시장, 유치위원장이 함께 나서 개최국의 엑스포 개최 의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시는 대한상의 회장인 SK그룹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를 유력한 후보로 올려 접촉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는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 대한상의에 최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해 부산상의를 통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1일 엑스포 유치 의향을 공식 표명한 러시아는 5개월 만에 유치위원장을 선임하고, 조직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유치위원회 대표는 러시아 관광 분야를 총괄하는 칼라초프 로스콘그레스 컨벤션 최고경영자(CEO)가 맡기로 했다.
유치위원장 선임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공정경제 3법’이 통과되면서 재계와의 관계가 틀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재계와의 관계 개선에 물꼬를 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세계 곳곳에 네트워크를 구축한 글로벌 기업의 참여가 절실한데 유치위원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자칫 유치전에서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88서울올림픽 때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각각 유치위원장과 특별고문을 맡아 성공적인 유치를 이뤄냈다. 대기업 총수가 국가적인 대형 행사 유치에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사례다. 박형준 시장은 “여러 기업과 접촉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상황이 녹록지 않아 유치위원장에 잘 나서지 않고 있다. 이달 안으로 유치위원장 선임을 가시화해 내달 초 유치신청서 제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