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지역 미래” vs “도시 파괴”
- 해운대구의회, 반대결의안 채택
- 사업자 “200억 손배 청구” 반발
- 하태경 “文 정부 때 허가 난 사안”
- 김광모 “서병수 시장 당시 추진”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앞바다에 해상풍력발전 추진 여부를 놓고 주민 간 찬반 양론이 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운대구의회가 주민 의견 수렴을 촉구하는 사실상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자 사업자가 구의회에 200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를 언급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역 국회의원과 부산시의원이 사업 허가를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정치 쟁점화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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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청 앞에서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위(왼쪽)와 발전사업 반대대책위가 찬반 집회를 동시에 열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사업자인 ㈜지윈드스카이는 청사포 해안에서 1.2㎞ 떨어진 해상에 40MW급 발전기 9기를 설치해 연간 10만MWh의 에너지 생산을 목표로 2013년부터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2017년 산업부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아 현재 지자체의 공유수면점사용 허가를 남겨둔 상태여서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해운대구의회는 6일 열린 제25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사업 주민수용성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주민 건강과 조망권 등이 밀접하게 연관된 사업이지만 그 동안 깜깜이로 진행돼 왔다면서 사업자는 주민 수용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을 중단하고 중앙부처와 부산시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 간에도 찬반 양론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은 이날 해운대구청 앞에서 열린 집회 중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이운성 해운대청사포해상풍력발전반대대책위원장은 “해상풍력은 해양 생태계와 도시 경관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각종 저주파와 소음을 유발해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측도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를 가졌다. 한 주민은 “신재생에너지는 미래를 위한 국가 사업”이라며 “오히려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 지역 발전에 도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갈등은 지역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국민의힘 하태경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에 “청사포 해상풍력은 문재인 정부 때 허가 난 사업”이라며 “지역구 의원을 패싱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해상풍력을 허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광모 시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재임 당시 2017년을 ‘2030년 클린에너지 도시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육성에 집중하기 위해 해상풍력 사업을 적극 추진했던 사실은 외면하고 있다”며 “(하 의원은) 불필요한 선동으로 주민에게 혼란을 주지 말고 지금은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맞받았다.
구의회의 반대 결의안 채택에 사업자는 거액의 손배 소송을 언급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윈드스카이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해운대구의원들에게 해상풍력 반대 결의안 채택 취소를 요청했다. 지윈드스카이는 “구의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국내외 투자사가 이탈할 수 있다. 이런 때는 의회와 의원을 상대로 200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이는 협박이 아니라 예고임을 알려드린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구의회도 발끈했다. 이명원 의장은 “오히려 구의회 차원에서 이 문자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