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대 청소노동자 시위가 법정 소송까지 비화했다. 예산 절감을 위해 청소 용역계약을 해지하면서 지역대학의 위기(국제신문 지난 2월 25일 자 6면 보도)를 보여준 이후 학내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신라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박영학원은 민주노총 일반노조 신라대지회 소속 청소노동자 8명을 상대로 퇴거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8일 밝혔다.
법인 측은 시위 중인 노동자들에게 캠퍼스 내 선전물·대자보·현수막 등을 철거하고, 점거 시위를 중단하고 학교 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했다. 가처분 소송이 인용되면 1인당 하루 50만 원씩 총 4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집행할 수 있다.
학교 측은 점거 시위가 길어지면서 교직원과 학생이 겪는 불편이 크다는 입장이다.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2월 24일부터 계약해지 철회와 직접고용을 요구하면서 대학본부 로비와 총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고 74일째 농성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신라대 대외협력팀 제갈명숙)는 “확성기와 앰프 등 방송 장비를 사용하는 시위가 매일 반복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두고 볼 수 없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대 총학생회 ‘메아리’도 지난달 29일부터 ‘학습권 보장 요구 집회’를 진행하면서 시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신라대는 과거에도 학교와 청소노동자 간 법적 소송으로 갈등을 빚었다. 2014년 2월 대학 측이 청소용역업체를 변경하면서 상여금 삭감, 연차 및 동·하계 휴가 폐지 등을 요구해 청소노동자 40여 명이 79일 동안 농성 시위를 벌였다. 양 측은 서로에게 가처분 신청과 고소·고발 등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등 정치권이 나서 고용 승계와 임금 및 노동 조건 보장 등을 합의했다.
노조는 이번 가처분 소송이 학교의 무리한 법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해당 소송은 지난달 7일과 21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학교법인과 시위자 양측 심문이 진행됐다. 법원은 이달 중으로 선고기일을 잡아 판결을 내릴 전망이다. 노조 배성민 조직국장은 “사유지인 사립대 학교 안에서도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분명히 보장된다. 학교 측의 노동자 투쟁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과하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