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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준 편집국장 신문은 지식의 숲 <3> ‘북두칠성 도서관’과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는 법

  • 오상준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21-05-08 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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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칠성은 예로부터 항해할 때 길잡이가 되는 국자 모양의 별자리입니다. 밤길을 걷는 탐험가 역시 이들 별을 보면서 가야 할 방향을 찾는다고 합니다. 요즘 스마트폰에는 각종 정보가 쏟아집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산의 미래를 열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에 ‘북두칠성 도서관’이 최근 개관했습니다.

■도서관은 삶의 나침반

지난 월요일 국제신문 4면에 보도된 ‘건설사 상가 수익 포기하고 도서관을 열었다’는 제목의 기사는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부산지역 중견건설업체인 협성종합건업이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구에 건설한 마리나G7의 상가 1층 점포 10개(1320㎡)의 분양 수익을 포기하고 도서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앞다퉈 대외적으로는 사회 공헌을 내세우지만 눈앞의 이익을 내려놓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 대부분이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도서관의 이름이 왜 북두칠성일까요.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속 정보는 쉽게 얻지만 쉽게 사라집니다. 때로는 사실이 아닌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이와 달리 책 속 정보는 얻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에 비하면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책을 읽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면 지식을 넘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영어 속담으로 표현하면 ‘No Pain, No Gain’입니다. 고생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책을 통해 몰랐던 지식은 물론 다른 사람의 경험, 생각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이 도서관은 매일(매주 화요일과 법정공휴일 제외) 오전 10시~오후 8시30분 부산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도서관의 장서는 2만 권에 달합니다.

   
북두칠성 도서관을 소개하는 5월 3일 자 국제신문 기사.
■ 열 가지 독서법

독서가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럼 어떻게 읽으면 효과적일까요? 독서법에 관한 책은 무지 많습니다. 읽었다고 다 자신이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고영성 작가가 쓴 『어떻게 읽을 것인가』(스마트북스)를 보면 열 가지 책 읽기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목적에 맞춰 전략적으로 책을 읽기는 기술과 방법을 알려줍니다. 슬기로운 책 읽기 노하우를 소개한다고 할 수 있죠. 이 책의 표지에는 ‘뇌과학,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으로 풀어낸 독서의 비밀’이라는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가 소개하는 책 읽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독아(讀我):나를 읽다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생각하는 대로 될 것이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역시 “삶은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과정이다”고 했습니다. 인간이라는 나 자신을 읽은(讀我) 다음 독서를 통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책은 자신이 처한 한계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하는 성장형 사고방식을 제공합니다.

 ②다독(多讀):많이 읽다

책 읽는 습관이 길러지지 않은 초보 독서가라면 정독은 쉽지 않습니다. 다독하며 책과 친해지고 독서 습관을 들이는 게 바람직합니다. ‘내용을 숙지해야지’ ‘서평을 써야지’ 같은 생각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그냥 편하게 읽는 게 중요합니다. 매일 1시간 이상, 2~3달 꾸준히 책을 읽으면 독서 습관이 길러집니다.

 다독에는 계독(系讀)과 남독(濫讀)이 있습니다. 계독은 한 분야의 계보에 따라 책을 읽는 겁니다. 자신의 관심 분야나 일이나 전공과 관련된 분야의 책을 최소 50권, 많게는 200권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준전문가 수준의 식견을 쌓게 되면 자신이 하는 일에 직접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전문가를 비평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자신을 보며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우물을 파면 자칫 편협해지거나 교만해질 수 있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양하게 책을 읽는 남독이 필요합니다.

 ③남독(濫讀):다양하게 읽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것은 물론 창의성을 발휘하는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모르는 분야의 책을 접하면서 겸손한 태도 또한 얻을 수 있습니다.

 ④만독(慢讀):느리게 읽다

글자를 느리게 읽는 것이 아니라 책 한 권을 완전히 해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감명받은 책을 씹어먹다시피 하는 독서법입니다. 모르는 용어는 물론이고 책에 나오는 생물, 예술 작품, 특정 장소 등을 실제 체험해 봅니다. 책에 등장하는 다른 책도 읽어 보고 책을 요약하고 자기 생각도 적어 보며 더 나아가 저자의 다른 책까지 함께 읽어봄으로써 한 작가의 생각 변천을 알아가는 방법입니다.

 ⑤관독(觀讀):관점을 갖고 읽다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책을 읽는 독서법입니다. 특정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많은 것을 놓칠 수 있겠지만 자신에게 진짜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술로 비유하면 관독은 추상화를 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본질을 제외한 모든 것을 쳐내는 작업입니다.

 ⑥재독(再讀):다시 읽다

그저 반복적으로 읽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한 번 읽은 후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망각의 강을 건넌 다음에 읽는 겁니다. 프루스트는 재독에 대해 “오늘 예전에 읽었던 책을 들추어 보는 것은 그것이 사라져 버린 날에 대해 우리가 간직하는 유일한 기록이기 때문이며,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거처와 연못의 그림자가 그 책장 위에 비치는 것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재독은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저자는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을 때마다 방황했던 20대가 떠오른다고 합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내게 다가오는 30대를 준비하게 해 준 책이다. 나는 평생 이 책을 내 가까운 곳에 둘 것이다. 이 책 속에는 내 20대의 영혼이 한기를 품고 그대로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⑦필독(筆讀):쓰면서 읽다

필독은 책을 읽을 때 밑줄을 긋고 별표를 그리고 메모하는 독서법을 말합니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로 이어집니다. 필독을 통해 정리된 자료를 살펴보다 보면 독자의 눈에 뭔가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의견을 내고 비평을 하며 감상을 쓰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독서가에서 작가로 변신할 준비가 된 거죠.

 ⑧낭독(朗讀):소리 내어 읽다

낭독은 퇴고에 아주 유용합니다. 좋은 글이란 말이 되는 글이어야 합니다. 눈으로 읽는 묵독과 달리 낭독을 하면 그 글이 말이 되는 글인지 안 되는 글인지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이메일을 보내거나 글을 제출할 때 마지막에 낭독하면 도움이 됩니다.

 ⑨난독(難讀):어렵게 읽다

뇌는 가소성이 있습니다. 가소성은 물리학적 용어입니다. 물체가 힘이나 열 같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그 형상이 변하는 변형을 일으키는데 변형을 유지하려는 성질이 가소성(plasticity)이고 변형에 저항하려는 성질이 탄성(elasticity)입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책 읽는 뇌가 되고, 인터넷을 많이 하면 인터넷을 하는 뇌가 됩니다. 책 읽는 뇌가 언어의 바다 곳곳을 깊숙이 헤엄치며 신비를 경험한다면 인터넷을 하는 뇌는 바다의 겉만 훑으며 시원한 바람만 즐기고 있을 뿐입니다. 저자는 “인터넷상의 글은 쓸데없는 선택으로 신경을 분산시키고 주의를 산만하게 함으로써 글에 집중을 못 하게 한다. (…) 결국 책 읽기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난독에서 벗어나려면 스마트폰 푸시 알림을 끄는 등 폰 사용을 줄이는 대신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실천은 쉽지 않지만요.

 ⑩엄독(奄讀):책을 덮으며 읽다

책을 다 읽었다면 덮고 생각하고, 질문하는 순서로 나가야 독서가 비로소 완성될 수 있습니다. 창조적인 일에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통해 지식을 함양했다면 이제 책을 덮고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그래야 지식은 죽지 않고 살아서 우리의 삶을 바꾸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요.
   
오상준
오상준기자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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