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市 행정심판위 “권리 남용” 기각
시민 알 권리를 빌미로 부산 지역 모든 지자체에 과도한 수준의 정보공개를 청구한 ‘도 넘은 민원’에 제동이 걸렸다. 부산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이를 공무수행 방해에 준하는 권리남용으로 보고 청구를 기각했다.
9일 부산 금정구 등 지역 16개 구·군의 말을 종합하면 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달 이들 지자체를 대상으로 제기한 A 씨의 정보공개청구를 기각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교수, 변호사 등 법률가로 구성된 행정심판위는 A 씨 청구에 대해 “정보공개법의 목적인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등을 벗어나 정당한 공무수행을 방해하는 등 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볼 수밖에 없고, 이는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A 씨가 각 지자체에 공개를 청구한 정보는 2건이다. 먼저 A 씨는 2019년 6월 지자체 모든 부서가 생산한 문서접수·발송대장과 여권업무 처리 현황을 요청했다. 그런데 A 씨 청구에는 문서번호와 제목은 물론 보고 일시와 보고자, 결재자, 결재가 이뤄진 날짜와 시간, 처리 상태 등을 포함하라는 요구가 덧붙었다.
두 번째 청구는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모든 직원의 관내·외 출장과 공용차량 운행일지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내용이었다. 출장 시 공용차량을 사용했는지를 포함해 출장 시작·종료 일시와 목적, 공용차량 번호, 운전자 및 승차자 구분 기재, 건별 운행거리 등 정보를 함께 요구했다.
정보공개청구법은 존재하는 정보라도 이를 취합하거나 재구성하는 등 가공을 거쳐야 할 경우 ‘정보 부존재’로 판단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가공의 허용 범위를 정하기 어렵고, A 씨 사례처럼 가공에 과도한 행정력이 투입돼 다른 민원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는 취지다. 지자체들이 일부 공개 또는 정보 부존재를 통지하자 A 씨는 이 같은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차 청구했고, 시 행정심판위에서 기각됐다.
지자체들에 따르면 A 씨는 과도한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인사로, 부산시민이 아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A 씨는 제공된 정보를 살펴보고 위법 소지가 있으면 권익위원회에 제보해, 포상금을 받으려는 목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기각 결정은 향후 일선 직원들이 A 씨와 같은 유형의 과도한 정보공개청구에 대응하는 데 참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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