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층 혈전 우려에 정부가 제한
- 다른 병원선 기저질환 무시도
부산 사하구의 한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 대상이 아닌 20대에게 실수로 백신을 접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병원 측은 30세 미만에는 AZ를 접종하면 안 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위탁 의료기관의 허술한 접종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하구는 지난 3일 A병원이 20대 남성 B 씨에게 AZ 백신을 접종했다고 11일 밝혔다. 희귀 질환인 혈전(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져 생기는 덩어리)이 젊은 층에서 나타날 빈도가 높다는 이유로 AZ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결정에 따라 30세 미만 접종이 제한돼 있다. 지난 3월 20대 구급대원이 AZ 접종 후 뇌혈전 진단을 받아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은 이런 사실도 모르고 백신을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접종이 끝난 뒤 보건소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뒤에야 실수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A병원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노쇼와 관련해 일반인 접종이 가능하다는 통보는 받았는데 연령 제한 통보는 못 받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B 씨는 현재까지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하구보건소 박은화 소장은 “B 씨가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없어 귀가시켰다. 보건당국과 병원에서 B 씨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시민은 위탁 병원의 허술한 백신 접종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사하구의 모 병원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40대 남성은 “접종 전 의사가 ‘아픈 데 없죠?’라고 물어보는 게 전부였다. 이름만 확인한 후 그냥 접종했는데 이래도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자에 대한 우려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남구의 모 병원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50대 남성은 “평소 당뇨병이 있어 백신 접종에 두려움이 있었다. 접종 대상자라 어쩔 수 없이 맞았지만 의료진은 환자에 대한 불안감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문진표 작성도 형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동아대병원 한성호(가정의학과) 교수는 “사전 접종모의훈련을 실시하는 등 매뉴얼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접종센터와 달리 위탁받은 일선 병원은 상대적으로 접종 환경이 느슨한 게 사실”이라며 “의료인의 피로감이 크겠지만 국가적 재난 시국이니 만큼 더욱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