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지어진 건물은 2.3m 그쳐
- 신형 SUV 등 2m 달해 차주 불편
- 2칸 차지 주차로 곳곳서 갈등도
- 폭 넓히면 주차면수 줄어 딜레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주차면 2개를 차지하거나 주차선을 물고 차를 대 다른 차량 주차를 방해하는 ‘민폐주차’ 고발이 잇따른다. 주차면 폭이 좁아 ‘문콕’을 피하기 위해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
| 12일 부산 연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현행법상 주차면은 너비 2.5m, 길이 5m이지만 차량의 대형화로 주차공간이 좁아 문콕 등이 발생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청 주차장. 대형 승합차와 SUV 차량이 나란히 주차돼 있었다. 두 차량 모두 주차선 안에 비교적 정확히 주차돼 있었다. 그러나 한눈에도 좁아 보이는 두 차량 간 간격은 손바닥 두 뼘 정도에 불과해 성인 남성이 들어가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현행법상 주차면 크기는 일반형 경우 너비 2.5m, 길이 5m이며 확장형은 2.6m, 길이 5.2m다. 2019년 법 개정 전에는 1990년 주차장법에서 규정한 너비 2.3m, 길이 5m였다. 이 때문에 개정 이전에 지어진 대부분 건물은 주차면이 좁아 운전자 불편이 이어진다. 미국은 너비 2.7m, 길이 5.5m이며 독일은 너비 2.9m, 길이 5m이다.
문제는 주차면 크기가 덩치를 키운 신차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현대 그랜저는 너비 1.87m, 길이 4.99m다. 현대 팰리세이드는 너비 1.97m, 길이 4.98m, 기아 쏘렌토는 너비 1.9m, 길이 4.81m로 주차선에 겨우 맞는 정도이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너비가 2m에 달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 등록 대수(약 190만 대) 중 경·소형과 중형은 각각 14.1%, 4% 줄었고 대형은 18.9% 늘었다. 최근 차박과 캠핑 열풍으로 SUV 판매 역시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차면 너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SUV 차주인 김민철(37) 씨는 “아무리 주차선에 맞춰 주차해도 내릴 때 문을 열기조차 불편하다”며 “운전석 반대편 쪽에 맞춰 주차하면 또 옆 차에 문콕을 당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차량 여러 대를 보유하는 세대가 늘어 주차 면수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주차면을 무작정 늘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자동차 등록 대수는 2436만5979대로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3년(1458만7254대)과 비교하면 67%나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요즘엔 세대당 주차 대수가 적으면 좋은 평을 듣지 못한다”며 “자연히 주차면 너비를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