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술집과 식당의 영업시간이 밤 10로 제한되자 학생들이 시간 제한이 없는 ‘캠퍼스 2차’로 몰리면서 대학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역수칙을 잊은 심야의 술판을 막기 위해 학교가 현수막을 걸고, 총학생회가 자제를 부탁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하지만 소용이 없다. 경로가 불분명한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인데도 위험천만한 술판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어 학교는 속만 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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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부산 남구 부경대 대연캠퍼스 본관 옆 벤치 쪽에 학생들의 심야 술판을 막기 위해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과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서정빈 기자 |
17일 부경대와 부산대 대학본부, 총학생회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최근 밤 10시를 넘긴 시각에 캠퍼스 내에서 술판이 벌어지는 통에 구성원의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소음과 쓰레기 투기 등은 물론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인 만큼 집단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2일 밤 취재진이 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벌어진 ‘캠퍼스 2차’의 현장을 확인했다. 밤 10시가 넘어가자 정문 등 출입로를 통해 삼삼오오 들어서는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술과 안줏거리가 담긴 비닐 봉투를 든 상태였다. 이들은 ‘노르웨이 숲’으로 불리는 본관 인근 벤치로 향했다. 상습적으로 술판이 벌어지자 대학본부에서 차단선을 두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후 8시부터 12시간 동안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밤 10시30분께 테이블 14곳 중 6곳이 들어찼다.
또 다른 명당은 동아리실이 있는 ‘위드센터’ 맞은편 숲이었다. 역시 벤치와 의자가 설치된 곳으로, 대학본부에서 술판을 막기 위해 아예 조명을 꺼버려 깜깜했지만 여러 팀이 술자리를 벌이고 있었다. 대학생은 물론 외부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가운데 간혹 날카로운 고성이나 웃음,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복을 입은 경비원이 밤 11시께 순찰을 돌자 상당수 자리가 정리됐다. 하지만 순찰은 본관 인근 일부 구역에만 집중됐고, 위드센터 맞은편에선 늦도록 술자리가 이어졌다.
부경대 총학생회는 SNS 등을 통해 야간 음주 자제와 철저한 쓰레기 처리 등을 당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오형진 부회장은 “야간 소음에 대한 항의가 있고, 무엇보다 방역 지침에 협조하며 조심스레 수업을 듣는 학우들의 불만도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대에서도 정문과 가까운 본관, 운동장(넉넉한터) 등에서 ‘캠퍼스 2차’가 벌어지고 있다. 경비원이 제지하자 술을 마시던 학생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느냐”고 맞서면서 시비가 붙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경 총학생회장은 “법이 아닌 방역의 문제다. 개강 후 교내 확진자 문제로 불안감이 큰 상황인데 우려스럽다. 총학생회가 학우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