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차면 독점·쓰레기 투기 극성
- 기장군, 10분당 300원 요금 책정
- 내달부터 3개월 유료 전환 추진
부산 기장군 일광해수욕장 공영주차장에 따로 숙소를 잡지 않고 차만 몰고 와 머무르는 ‘차박’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무단 투기가 극성을 부린다. 기장군은 쓰레기를 치우던 소극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공영주차장 유료화라는 강수를 내놨다.
| |  |
| 부산 일광해수욕장 인근에 버려진 쓰레기를 자원봉사자가 치우고 있다. 기장군 제공 |
기장군은 일광해수욕장 노상공영주차장을 유료로 전환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대상지는 주차장 39면으로 7월부터 3개월간, 내년부터는 매해 5월부터 5개월간 유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대상 주차면은 2급지에 해당돼 요금은 10분당 300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준공한 일광해수욕장 노상공영주차장은 해수욕장을 찾는 시민에게 무료 개방되면서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부산 해수욕장 7곳 가운데 비교적 조용한 이 바다가 ‘차박 성지’로 부상하면서 무료 주차장은 차박족의 독차지가 됐다.
좋은 풍경이나 분위기 이외에도 차박족에게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화장실이다. 머무르는 동안 용변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세안·양치 등을 위해 상수도가 연결된 화장실이 꼭 필요하다. 이곳 노상공영주차장은 해수욕장 임해행정봉사실을 포함한 공중화장실 2곳과 가까워 차박이 용이한 장소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군은 해안에 2명 이상이 모여 야영이나 취사·음주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국제신문 지난해 12월 15일 자 2면 보도)을 내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단속에 적발되고도 협조하지 않는 차박족 등을 고발하는 것으로, 최고 3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해안선의 45%(6743㎞)를 끼고 있는 전남과, 울산 울주군 등 해안지역 곳곳에서 비슷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2, 3년 전까지만 해도 차를 몰고 정처 없이 떠나는 차박은 소수 여행객이 주로 외딴 산골 등에서 즐기는 일종의 이벤트성 여행으로 인식됐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여행에서도 ‘비대면’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겨나면서 차박족이 크게 늘었다. 지역이 ‘차박 명소’로 알려지는 것 역시 주민이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장군은 이 주차장을 유료화하면 차박족이 주차면을 장기 독점하는 등의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군 관계자는 “주민과 방문객을 위해 무료로 운영을 시작했지만 차박족 주차면 독점과 이로 인한 쓰레기 무단 투기 등 문제가 나타났다”며 “일광지역 사회단체와 이장, 상인회 등에서 먼저 요청해와 유료화를 검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