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선 ‘예약 우수마을 10억’
- 선관위 "조례 담겨야" 제동
- 지자체 소극적 대처 불가피
기업과 민간단체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는 공직선거법에 발목이 잡힌 데다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법적 근거(조례)마저 없어 소극적인 대처에 머물고 있다.
| |  |
| 9일 부산 기장군 국립부산과학관 안내데스크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상설전시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1차 및 접종 완료 후 14일 경과한 사람은 접종 확인서와 신분증을 제시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부산국립과학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상설전시관 입장료(3000원)를 받지 않는다고 9일 밝혔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도 이달부터 백신 접종자 1만 명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 참가비 2만 원을 할인한다. 부산에서는 범어사 내원정사 선암사 등 3곳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산 아스티호텔은 다음 달 16일까지 백신 접종 고객에게 객실 업그레이드와 아메리카노 2잔 제공 등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 제고를 앞장서야 할 지자체는 선거법에 발목이 잡혀 인센티브 발굴과 제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 고성군은 60~74세 백신 접종 사전 예약률이 높은 우수마을을 선정해 마을 숙원사업에 10억 원을 지원하고, 마을경로당에 1000만 원 상당의 물품과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접종자 중 매월 추첨을 통해 1000만 원 상당의 경품도 지급할 방침이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부산시와 16개 구·군도 선거법 위반 논란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16개 구군 가운데 백신 접종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 곳은 없다. 강서구 등 일부가 2차 접종을 마친 노인을 대상으로 경로당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수준이다. 동구는 현금과 현물 제공을 검토했지만, 선거법 논란을 의식해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동구는 지역 화폐(이바구페이) 5만 원을 지급하는 안을 검토했다.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도 한 몫을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선관위는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공공시설 입장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하는 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제 조건이 있다. 법령과 조례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법령과 조례에 인센티브 지급 대상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현금과 물품과 경품까지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지자체는 부담감이 크다. 어떤 조례에 근거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사후에라도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긴급생활지원금 지급 조례 등 기존 조례를 근거로 주면 되는 건지, 조례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 선거법 시비를 피하려면 아예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남 창녕에서 외국인 노동자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자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날 도정회의실에서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가 백신 접종에 적극 참여하도록 맞춤형 인센티브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