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계세요?”
지난 9일 부산 금정구 부곡4동 두꺼비 게임왕국을 찾았다. 오락실 문은 열렸지만, 내부 기계와 조명이 꺼져 어두컴컴했다. 기자의 목소리에 가게 주인 우윤용(69) 씨가 동전교환방 문을 열고 나왔다. 민소매 내복 차림의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오락기 전원을 올렸다.
우 씨는 1986년 부산대 앞에서 오락실을 운영했고, 이듬해 이곳에 두꺼비 게임왕국을 냈다. 당시 이곳은 동래구에 속했다. 근처에 동현중과 내성고가 있어 나름대로 목이 좋았다. 그는 “1980년대 말엔 오락실 정전이 잦았다. 그런데 전기가 나가도 학생들이 나가지 않았다. 모두 오락기 앞에 엎드려 잠을 자면서까지 전기가 다시 들어오길 기다렸다”고 회상했다.
우 씨는 한국컴퓨터게임산업 부산지회의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1990년대 PC방이 생기면서 동네 오락실이 대부분이 망했고, 2000년대 초반 부산지회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전자 오락기를 취급하는 오락실이 줄어들면서 기계를 수리하는 일도 만만찮아졌다. 우 씨는 “양정에 있는 기술자와 거래하고 있다. 오락기도 전문 분야가 있고, 아무 수리공이나 만질 수 없다”며 “5, 6년 전쯤 코인 노래 기계를 넣은 뒤로 새로 기계를 교체하거나 늘린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30대에서 50대 중에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느냐’며 추억에 젖어 들르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공치는 날이 늘었다”며 “오락실이 다시 부흥할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20, 30년 전 이곳을 가득 메우던 꼬마들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채 간혹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