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작성된 최초 공문서인 ‘선조국문유서’(宣祖國文諭書·보물 제951호·사진)가 고향 경남 김해로 되돌아온다.
김해시는 부산시립박물관에 보관 중인 이 문서를 내달 개관하는 김해한글박물관에 이전 전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문서는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3년(선조 26년) 선조가 내린 국문교서다. 세로 75㎝, 가로 48.8㎝의 손글씨로 작성된 필사본이다. 선조가 피란해 의주에 있을 때 백성에게 내린 것이다. 국문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1988년 6월 보물로 지정됐다.
내용은 ‘포로가 된 백성에게 죄를 묻지 않고 왜군을 잡아 오는 자, 동태를 파악해오는 자, 백성을 데려오는 자는 신분 구별 없이 벼슬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당시 포로가 돼 왜군에 협조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아 백성을 회유해 돌아오도록 한 것이다. 김해 수성장(조선시대 산성을 지키던 무관) 권탁 장군이 문서를 가지고 적진에 잠입해 왜군 수십 명을 죽이고 포로가 된 동포 100여 명을 구출했다.
이 문서는 김해 권탁 장군 문중에서 대대로 내려오다가 40여 년 전 도난당했다 찾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02년 부산박물관에 기탁됐다. 소유권은 문중에 있고 보관 기간만 매년 갱신해왔다. 김해시는 그동안 문화재가 고향으로 돌아오도록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이번에 결실을 봤다. 시는 문중 측과 5년 기탁 계약을 맺었다.
문서가 전시될 한글박물관은 김해 출신 한글학자 허웅(1918~2002) 이윤재(1888~1943) 선생 등의 소장품을 보관하며 전체면적 591㎡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시 김병오 문화관광사업소장은 “귀중한 문화재가 고향 땅을 밟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한글박물관을 빛낼 유산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