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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35> 김해 장척힐링휴양마을

원시림 활용해 만든 캠핑장 인기 끌자 … 마을 ‘수익시설’로 탈바꿈

  •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   입력 : 2021-06-20 19:33:54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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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54만 김해시 유일 ‘산촌’
- 해발 300m 신어산 자락에
- 55억 지원 받아 캠핑장 조성

- 목공예 체험·숲 해설 등 인기
- 부산 등 주변 도시민 방문 급증
- 작년 2억500만 원 매출 올려
- 이익, 주민복지사업 이용 계획

금관가야의 도시인 경남 김해시의 중심에는 신어산이 우뚝 서 있다. 해발 630m의 산 곳곳에는 금관가야 시대 인도에서 시집온 허왕후에 얽힌 전설이 도장처럼 새겨져 있다.

그런 신어산이 북쪽으로 향하다 만나는 산이 장척산이다. 거대한 산줄기가 엉키면서 특이한 지형의 원시림이 형성됐다. 계곡에는 사철 냉기를 품은 물이 ‘북소리’를 내며 흐르고, 산중턱에는 장척힐링체험 휴양마을로 불리는 장척(120세대)·묵방(100세대)마을이 자리 잡았다.

마을주민은 장척힐링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 산머리에 울창한 숲을 자랑하는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해발 300m)을 조성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캠핑장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목공과 숲길 체험장도 인기를 끈다. 마을 주민이 천혜의 자연을 활용해 만든 시설이 바야흐로 ‘수익 시설’로 탈바꿈 중이다. 김해의 ‘알프스’로 알려진 신어·장척산 줄기에 들어앉은 장척힐링휴양마을을 찾았다.
   
김해를 대표하는 명산인 신어산과 맞붙은 장척산 줄기에 아늑하게 들어앉은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은 원시림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인기다. 장척힐링영농조합법인 제공
■김해의 ‘허파’ 장척계곡 품은 마을

장척·묵방마을은 2018년 김해시로부터 힐링체험마을로 지정받았다. 특이한 것은 인구 54만 명의 김해시에 있는 유일한 ‘산촌’이란 점이다. 김해시 북쪽의 덩치 큰 산들이 만나면서 형성된 지형이다 보니 농경지가 없다. 주민은 계곡 주변에 펜션을 짓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업·백숙집을 운영하거나 산딸기 농사를 지으며 산다. 과거 주민은 장작을 패고, 숯을 구워 부산이나 김해 시내에 내다 팔아 생계를 이었다. 농경지는 없지만 관광지로 방향을 틀어 부촌이 된 셈이다.

전원주택 붐을 타고 마을 일대 땅값은 3.3㎡당 80만 원에서 130만 원으로 껑충 치솟았다. 원주민 외에 공무원, 교사 은퇴자가 유입되고 공기가 맑다 보니 병 치유차 이주하는 사람도 있다. 도예인 등 예술인도 있다. 신라농원펜션을 운영하는 김분숙(59) 씨는 “부산과 가깝다 보니 다른 농촌 지역과는 달리 이주자들이 찾는다”며 “자연을 벗 삼아 사는 덕분인지 주민도 인정이 많아 오손도손 살아간다”고 말했다.

■마을 소득원 위해 조성한 캠핑장

   
마을 주민이 힘을 모아 산림자원을 수익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장척힐링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마을 머리맡에 놓인 신어산 자락에는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이 있다. 이 캠핑장은 장척힐링영농조합 이종표 대표가 앞장서 조성했다. 인근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이 대표는 이곳이 좋아 2005년 부산에서 이주했다.

그는 “도심과 가까운 곳에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잘만 하면 마을 수익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차량에 태워 남해 다랭이마을 등 성공한 문화마을을 수없이 찾아다녔다. 김해시와 공동으로 농어촌공사 도시활력증진사업에 도전해 2012년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비 55억 원을 받아 길을 내고 캠핑장 37동과 3층 체험실(목공예, 숲해설)을 조성했다. 영농조합에는 장척·묵방 마을 9명이 이사로 참여한다.

■장척계곡, 미래 자산으로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 내의 물놀이장.
이곳에선 캠핑 외에 목공예, 숲해설 같은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죽은 나무 등을 활용해 곤충 형상을 만드는 자연물 공예도 인기다. 작업에 몰입해 콧잔등에 ‘땀방울’이 맺힐 무렵 잘 다듬어진 솔방울은 멋진 날개의 나비로, 긴 다리의 거미로 변신한다.

부산 동아대에서 근무한 숲해설가인 이명호(69) 사무국장이 2017년 부임하면서 체계가 잡혔다. 이 국장은 “도마 책꽂이 진열장 등을 만드는 목공예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자랑했다. 미니 집라인, 나무와 나무 사이를 누비는 숲 밧줄 체험도 인기다.

자랑거리는 또 있다. 장척산은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자작나무를 비롯해 층층나무 노각나무 등 최상급 수목이 즐비하다. 희귀 수종이 많아 김해시 당국이 산림 생태계 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

이 국장은 “여름 철새인 후투티도 발견되고 나무에 구멍을 내는 딱따구리도 종종 목격된다. 상위 포식자인 담비도 눈에 띈다”고 자랑했다.

   
목공예체험실에서 진행하는 수업.
캠핑장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50%나 늘었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발 디딜 틈이 없다. 탐방객 비중은 김해 50%, 부산 40%, 창원·양산 등지가 10%를 차지한다. 지난해 2억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개장 후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해 6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2억5000만 원 정도 매출이 예상된다.

올해 말에는 수익금을 활용해 주민 복지사업으로 동민 위안의 밤, 선진지 견학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도시민을 위한 숲 치유 둘레길을 만들어 수익사업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우리 마을에서 생산하는 무공해 도토리묵과 특산물인 산딸기 표고버섯을 공동판매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김해시에서 유일한 산촌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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