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동남아 대신 부산서 휴가
- 美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는 전통행사
- 떼지어 K-방역수칙 위반에 눈살
- 시민, 연례 행사화 우려 불안 가중
- “서로의 문화 배려하는 자세 필요”
지난해부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미군의 난동이 반복되면서 자칫 연례 행사처럼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한국인과 미국인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시민은 “우리가 미국 마이애미 해변에서 우리의 전통행사인 달집 태우기를 하면 그들이 용인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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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주한미군 등 외국인들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등 난동을 피워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당시 현장 모습. 부산 해운대구 제공 |
■SOFA 때문에 소극 대처…시민 불안 가중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한미군의 ‘해운대 난동’은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독립기념일 연휴 때 동남아 등으로 휴가를 가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아 폭죽놀이로 허전함을 달랜다는 것이다.
이런 행위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은 커진다. 일부 미군은 시민을 향해 폭죽을 쏴 더욱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민철(37) 씨는 “지난달 두 살 된 딸과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았다가 미군과 외국인들이 노마스크로 소동을 부리는 데 두려움을 느꼈다”며 “타국에서는 그 나라에 맞는 행동과 예절을 지키는 게 상식 아니냐”고 말했다.
현행 해수욕장법에는 백사장에서 불꽃놀이는 금지돼 있다. 위반하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백사장 안에서만 적용되고 호안 도로나 수변공원 등은 제외돼 백사장 바로 옆에서 폭죽놀이를 해도 처벌할 수 없다. 지난해 독립기념일에도 백사장 옆 도로에서 미군들이 폭죽을 터트리며 소란을 일으켰어도 처벌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태료는 현행범 체포 대상이 아니며 폭죽놀이는 불안감 조성으로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원과 주소지를 안 밝히면 이마저도 현장에서 입건해 처리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지난 15일 한미연합사령관과 국방부·외교부 장관, 미군사경찰대 등에 독립기념일 연휴 때 주한미군의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앞서 진보당 부산시당도 지난달 30일 해운대 일대서 미군 등이 폭죽을 피우는 등 난동을 부린 것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미군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 1000명 서명을 받아 부산시에 전달한 바 있다.
강채윤(31) 씨는 “올여름 해운대 바닷가는 아이와 편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꽃놀이, 미국 현지서는 전통행사
미국민에게 독립기념일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며 독립선언서가 발표된 날로, 우리나라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 데이와 함께 대표적인 국경일이다.
이날은 불꽃놀이가 필수다. 독립선언서 작성에 참여한 인물이 “매년 이 날을 축하하며 불꽃놀이를 하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후 하나의 전통이 됐다. 이에 각 주에서는 폭죽을 쏘며 독립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린다. 폭죽이 요란하게 터지면 ‘마치 독립기념일 같다’라는 표현을 관용구처럼 쓸 정도다.
미국 대표 국경일인 만큼 독립기념일이 되면 주한미군 부대 주변에서도 불꽃놀이가 빈번하게 이뤄진다. 인근 주민들이 소음에 놀라기도 하지만 공식 행사 일환으로 진행돼 그동안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에서 미군이 임의로 폭죽을 마구 터트리면서 주민 불안을 야기해 논란이 됐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