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 전 부산시장 본인은 물론
- 산하기관 잇단 성추문 여론 뭇매
- 박 원장, 가해자 두둔으로 파장
- 박형준 시장 원칙 강조 ‘초강수’
- 공직사회 향한 일탈 경고 의미도
부산경제진흥원 내에서 발생한 직원 간 성추행 사건에서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박기식 원장을 직위해제(국제신문 23일 자 1면 보도)한 부산시의 강력한 조치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직원 강제추행 재판 등으로 성인지 감수성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에서 시의 이번 조처는 공직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읽힌다. 또 성추행 사건으로 공백이 발생했던 오거돈 시정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국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시 류제성 감사위원장이 이번 사안을 보고하자 이병진 행정부시장은 대로하며 곧장 직위해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신청서를 제출을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박형준 부산시장도 같은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 오 전 시장 때 임명됐던 시 산하 기관장에 대해 박 시장 측의 ‘손보기’라는 시각도 있지만 시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류 위원장은 “그 분(박 원장)은 어쩌다 말 한 마디 실수한 것이 아니라 10분 넘게 피해자와 대화하면서 가해자와 조직, 본인을 걱정하는 말만 했다. 잘못에 합당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기관에서 2년 전에도 유사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고, 갑질 사건도 있었다. 그런데 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원장의 책임을 무겁게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A 간부도 “박 시장 취임 이후 산하 기관장에 대해 임기를 보장했고 퇴직을 종용한 적도 없었다”면서 “일탈 행위를 하는 기관장을 징계하는 것을 정치적인 행위로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번 조처는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과 오 전 시장의 재판 등 성인지 감수성이 이슈로 부상하면서 공직 사회의 기강 정립이 필요하다는 시의 메시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 산하 기관의 일탈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자중하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겼다는 것이다.
B 간부는 “최근 성추행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하는 분위기다. 시가 이번 사안을 안일하게 처리할 경우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며 “시장도 성추행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간부회의에서 누차 강조했다”고 말했다.
성추행으로 점철된 오거돈 시정과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조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인사는 “박 시장 측은 오 시장의 성추행 문제와 산하기관에서 발생한 문제 등은 전임시장 시절 일로 선을 긋고 있다”며 “재선을 노리는 박 시장 입장에서는 도덕성 측면에서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취한 행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