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처음 시행되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의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 시행된 6월 모의평가(모평) 분석 결과, 특히 수학 영역에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수험생 간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을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입시 현장의 혼란을 막는다는 이유로 6월 모평 성적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오히려 진학 지도에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더 커졌다.
3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6월 모평에 응시한 5339명의 성적을 표본조사한 결과 수학 1등급(전체 4%) 가운데 문과생이 치르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의 비율은 4.3%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은 86.3%, 기하는 9.5%가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과생이 수학 1등급 가운데 95.7%를 독식한 셈이다. 지난해 수능에 응시했던 수험생 41만 여명 중 문과생은 27만 명이다. 수학 가형(자연계열)과 나형(인문계열)으로 나눠 시험을 치면서 문과생 27만 명의 4%인 1만800명이 수학 1등급을 받았다.
올해 통합형 수능에 같은 수의 수험생이 응시한다고 가정하고 종로학원의 분석을 적용했을 때 산술적으로 문과생의 수학 1등급은 700명 정도로 급감한다는 의미다. 수학 전체 1등급 1만6400명 중 이과생이 1만5700명을 차지하게 된다.
고3이 주로 응시하는 3,4월 학력평가와는 달리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평에는 N수생이 가세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종로학원이 지난 4월 학력평가(2233명)를 분석한 결과와 비교하면 수학 1등급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의 비율은 13.0%에서 3분의 1로 급감했다. 문과생이 수학 1등급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하는 수험생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문·이과 유불리 논란을 의식한 듯 6월 모평의 선택과목별 성적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깜깜이’ 입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운고 조국희 진로부장은 “6월 모평에서 절대평가인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1등급이 지난 수능의 절반 수준인 5.5%로 떨어졌다. 수학도 문·이과생의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가원이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입시 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A고 인문계열 3학년 권 모 군도 “평가원에서 수학의 등급별 선택과목 비율을 공개하지 않다 보니 현재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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