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요청에도 정부는 뒷짐
- 소유주 “이자 부담, 입찰 진행”
- 5, 6 곳 관심… 9월 마무리 목표
- 市 요양병원 불허 방침 배수진
부산시가 공공병원화를 추진하는 침례병원이 민간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는 침례병원이 민간에 매각되더라도 요양병원 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어서 ‘제2의 부산외국어대 우암캠퍼스 민간 매각’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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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가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빌딩에서 개최한 ‘보험자병원 추가 설립 필요성 및 방안 연구’ 공청회 모습. 부산시 제공 |
5일 시와 침례병원 소유주 유암코 등에 따르면 유암코는 이달 중으로 침례병원 민간 매각을 위한 의향서를 받은 뒤 오는 9월 말까지 입찰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최소입찰가는 422억 원 수준으로, 채권과 이자 부담 등을 고려하면 520억~53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5, 6곳 정도가 침례병원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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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부도가 난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 전경. |
애초 유암코는 시의 공공병원화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른 시일 내에 침례병원의 보험자병원 설립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확답이 나올 것으로 생각해 공청회까지 입찰을 미룰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복지부가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빌딩에서 개최한 ‘보험자병원 추가 설립 필요성 및 방안 연구’ 공청회에서 침례병원의 보험자병원 설립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없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유암코 영남지역본부 김상곤 이사는 “공청회 결과에 따라 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공 기능이 우선이지만 제때 매각하지 못하면 이자 부담이 커 더 이상 입찰을 미룰 수 없다”면서 “9월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5, 6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3곳 정도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연구원은 복지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 1년간 보험자병원 용역을 진행했다. 보험자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병원으로, 2000년 경기도에 세워진 일산병원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질 높은 공공의료체계 개선과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도입 등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험자병원 추가 설립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는 이번 용역에서 침례병원 사례가 소개돼 보험자병원 설립에 대한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에서 설립 필요성은 물론 입지에 대한 이견마저 나오면서 침례병원의 보험자병원 설립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복지부는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시 장승희 건강정책과장은 “공청회에서 민주노총은 침례병원에 긍정적이었으나 대한병원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민간병원중심 공급체계가 바람직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냈다”면서 “침례병원은 입지가 좋고 주변 소규모 병원의 반발도 적다. 최적의 입지조건을 가졌다. 복지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암코가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에 나서면서 시의 선택지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을 통해 복지부의 보험자병원 설립을 압박하면서 유암코의 입찰을 최대한 늦추는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침례병원이 민간에 매각되더라도 요양병원으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추후 재매입하거나 병원에 공공의료 인프라를 넣는 방안에 대해 민간업자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재매입에는 추가 비용이 들고, 협상을 하더라도 민간요양병원에 응급치료센터가 있는 종합병원을 함께 조성하는 것에 대해 민간업자가 거부할 가능성도 있어 결과를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