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적인 도심형 광장인 송상현광장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활성화 사업이 고착 상태에 빠졌다. 송상현광장은 사방이 넓은 도로에 둘러싸여 지하 통로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 부산시는 예산 편성 등 사업 추진에 손을 놓고 있다.
부산시는 송상현 광장 활성화를 위한 장·단기 대책이 잠정 중단됐다고 7일 밝혔다. 2017년 수립된 활성화 대책은 ▷도시철도 부전역 부전지하상가~송상현광장 110ｍ 구간 지하 통로 설치 ▷부산시민공원~송상현광장 70ｍ 구간 보행 육교 설치를 골자로 추진됐다. 애초 시는 광장 일대가 4·8차로 도로에 갇혀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국제신문 2017년 2월 27일 자 5면 보도)를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었다.
시 담당 부서인 공원운영과는 타당성 검토를 거쳐 사업비 약 2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재정관에 예산 편성을 요청했다. 그러나 ‘급한 사업이 아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처음 송상현광장을 설계했을 때는 이 구간에 지하 통로가 계획돼 있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실제 공사에서 빠졌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지하 통로는 지난해 착공했어야 한다. 선큰 광장을 지면보다 7ｍ 낮게 조성해 예산만 생기면 공사가 가능하게끔 준비된 상황이다. 그러나 시 인사 과정에서 사업 담당자가 교체되면서 정확히 어떤 이유로, 언제부터 사업이 중단됐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시민공원과 광장을 잇는 보행육교도 인근 공동주택 재개발 구역과 연계돼야 한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현재 시민공원 일대에는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구역’ 총 5곳에서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시는 광장 일대에 주택이 다수 공급됐거나 곧 건립될 계획인 탓에, 대책을 세웠던 2017년 당시와 비교해 여건이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중·장기 사업으로 돌린 상태다. 차후 일대 여건 변화를 지켜본 뒤 추진 방침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4년 6월 1850억 원을 들여 개장한 송상현광장은 ‘광장’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용률이 낮다. 면적 3만4740㎡로 최대 2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지만, 이용객은 월평균 8만4000명~11만9000명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해 방문객이 61만5000명(월 5만1240명)까지 급감했다. 부산시민공원 이용객이 한해 800만 명, 하루에만 2만 명 수준인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시민 김정동(52·부산진구 부암동) 씨는 “곧 지하통로가 생긴다고 들었는데, 아직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다니 실망스럽다. 접근성만 좋아진다면 시민공원 못지 않게 사랑받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