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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나라가 지어준 아파트인데"…'무단 점유'니 철거하라는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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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지자체가 지어진 지 50년 된 시영주택에 ‘나라 땅을 무단 점유하고 있다’며 시설 일부를 자진 철거할 것을 요청해 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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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부산진구와 주민의 말을 종합하면 구는 지난 4월 가야동 가야아파트 주민에게 계고장을 보냈다. 이 공동주택 시설 일부가 부산진구 소유의 도로부지(29㎡)를 무단 점유 중이니 자진 철거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곳은 1974년 부산시도시개발공사(현 부산도시공사)가 지은 뒤 민간에 불하한 공동주택이다. 주민 입장에선 50년 가까이 문제없이 지냈는데, 갑자기 ‘무허가 건물’ 취급을 당한 것이다.

주민 일부는 자신의 집을 잘라내야 할 처지다. 지적도상 6세대는 집 부지와 도로부지 경계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매년 50만6000원의 점용료를 내야 한다.

문제의 발단은 가야아파트와 인근 국민아파트가 주차 차단기 설치를 놓고 이견을 보인 데서 비롯됐다. 두 아파트는 한 단지 안에 있었는데, 1976년 국민아파트가 가야아파트로부터 분리하면서 둘로 나뉘었다.

국민아파트 측은 가야아파트가 주차 차단기를 설치하려하자 지난 2월 부산진구에 ‘가야아파트가 구유지에다 차단기를 설치했다’며 측량을 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문제는 1981년 아파트 부지와 도로의 분할선을 지적도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당시 공무원들이 정확한 측량이 아닌 그 이전에 있던 ‘사라진 경계’를 기준으로 표기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은 2009년 인근 재개발 조합의 신청으로 토지 측량이 진행되던 중 뒤늦게 확인됐다. 부산진구는 정확한 점용료 부과 기준을 산정하기 위해 다시 토지 측량을 진행 중이다.

부산진구의회 김재운 의원은 “50년간 살던 집을 대뜸 무허가로 만든 데다, 측량 결과도 뒤바껴 주민이 행정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20년 이상 점유하면 소유권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는 만큼 구유지 포기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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