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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15> 기장발효협동조합

전통주 수업서 만난 농부들, 미역·다시마로 막걸리 빚다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1-07-13 20:17:0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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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기술센터 프로그램 수료생
- 동아리 꾸려 특산주 개발 도전
- 염분 줄이고 최상의 맛 찾아내
- 작년 조합 만들어 상품화 나서
- 올 가을부터 본격 판매 계획
- “전국적인 술 되는 것이 목표”

전국 팔도에는 지역 특산물이 넘친다. 횡성 한우, 통영 굴, 상주 참외, 나주 배 등 셀 수 없이 많다. 이를 활용한 상품 개발을 통해 부가 가치를 얻기도 한다. 강원도 감자빵과 보성 녹차 떡갈비 등이 있다. 부산 기장군은 미역과 다시마로 전국적 입지를 구축했다. 2007년 미역·다시마 특구로 지정됐을 만큼 인기와 인지도가 높다. 자연 건조된 쫄깃한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지역 농민이 미역과 다시마를 활용한 새로운 퓨전 상품 개발에 나섰다. 바로 막걸리다. 기장발효협동조합(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이들은 지역 특산물인 미역과 다시마로 또 하나의 지역 특산물을 재창조하고자 분주히 준비 중이다.
   
부산 기장군발효연구회 회원들이 지역 특산물인 미역과 다시마를 첨가해 개발한 막걸리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동아리에서 만나 막걸리 조합 탄생

협동조합의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장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한 전통주 만들기 프로그램이 시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전통주에 관해 공부하고 직접 술을 만드는 방법 등을 익혀 보는 자리였다. 쉽게 배우고 끝날 수 있는 자리였지만 전통주에 관심이 큰 수강생들이 있었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끝난 뒤 기장군발효연구회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프로그램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기장 특산물인 미역과 다시마를 이용해 막걸리를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발효연구회의 뜻에 기장군 해조류 육종융합연구센터가 동참했다. 두 기관은 2018년 미역과 다시마를 이용한 전통주를 만들어 보급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해조류연구소는 미역과 다시마를 제공하고 발효연구회는 그것으로 술을 빚어 기장군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본격적인 지역 전통주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이순옥 발효연구회장은 “처음 프로그램에서 전통주에 대해 배우면서 막걸리가 현대 술에 밀리는 것을 보며 우리가 이것을 살려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며 “다행히 뜻을 함께하는 회원들과 해조류연구센터를 만나 지역전통주 개발의 첫발을 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례 없던 막걸리 개발의 어려움

막걸리에 다른 재료를 섞어 만든 제품은 시중에도 여럿 있다. 밤 막걸리와 땅콩 막걸리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미역·다시마 막걸리는 조금 결이 다르다. 원재료 특성상 염분이 높아 알코올 분해가 쉽지 않다. 그 자체로 술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염도를 줄이는 게 가장 힘들고 중요하다. 이 회장 역시 처음에 부단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내다 버린 미역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거듭된 실패 속에서 최상의 맛을 찾아냈다. 이 회장은 “미역 염분을 빼야 하는데 물에 너무 오래 담그면 염도는 낮아져도 미역 맛이 빠지고 다시마는 오래되면 물러져 제 맛을 느끼기 어려웠다”며 “자세한 비법을 밝힐 순 없지만 적정한 시간에 염분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미역 막걸리를 만들어냈다. 전통 막걸리 제조 방식으로 만든 임시 시연용이었다. 이를 갖고 기장군 직원들을 상대로 시음회를 열었다.

젊은 층에서는 술이 너무 탁하고 진해 목 넘김이 부드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찹쌀을 죽 쑤어 누룩과 혼합해 밑술을 만든 뒤 다시 찹쌀과 누룩 미역을 섞어 2차 담금을 하고 거기에 재차 고두밥과 누룩을 섞은 삼양주로 부드러운 막걸리를 완성했다. 이 회장은 “삼양주는 알코올 도수가 조금 높아지는 대신 단맛을 더 느낄 수 있어 젊은 층 기호에 맞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완성된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선 5, 6개월이 걸린다. 밑술을 담고 누룩과 발효시킨 뒤 숙성하는 과정을 세 번 반복하는 데만 4개월 이상 소요된다. 숙성할수록 깊은 맛이 나기에 포기할 수도 없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약 30평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어 일정한 양의 제품을 좀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게 된다.

■전국 유일 미역·다시마 출시 눈앞

발효연구회는 본격적인 미역·다시마 막걸리를 제조해 상품화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5월 기장발효협동조합을 만들었으며 기장군지역특산주 면허도 받아 제품 출시를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

미역 막걸리 맛은 미역에서 나오는 만큼 이미 지역에서 이름난 곳과 계약을 마쳤다. 7명의 조합원 모두 농부라 그중 한 곳과 쌀 계약도 끝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졌다.

상표도 만들었다. 미역 다시마 이름은 ‘미여그로’, 다시마는 ‘다시마로’다. 미여그로는 3개월간의 숙성을 거친 알코올도수 16도짜리로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국제신문 취재진이 시음용으로 생산된 제품을 한 모금 마셔보니 실제로 톡 쏘는 감칠맛과 함께 곱씹을수록 달고 짠 맛이 느껴졌다.

협동조합은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SNS를 통해 전국 유통망을 개설하고 장안읍과 장안사 입구 인근에 1, 2호 막걸리 카페도 만든다. 이로 인해 조합원 수익 활동에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회장은 “기장의 쌀과 미역·다시마로 만든 온전한 지역 특산주다. 기장을 넘어 전국적인 전통주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지역의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조합원 일자리 창출과 수익 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역에서부터 관심 갖고 많이 찾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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