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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쪽방서 ‘집콕’…선풍기가 생명줄

코로나에 폭염, 빈곤층엔 재난

동구 쪽방촌 거주 취약계층, 무더위쉼터 등 폐쇄 확산에 숨막히는 더위 피할 곳 없어

부산 엿새째 폭염특보 발효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1-07-14 22:04:35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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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에 접어든 가운데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너지 빈곤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감염 우려로 무더위쉼터마저 문을 닫을 가능성이 커 빈곤층 노인의 여름나기는 더욱 힘들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빈곤층 노인은 무더위쉼터 폐쇄로 큰 고통을 겪었다.
14일 오전 부산 동구의 쪽방촌에서 한 노인이 선풍기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14일 오전 부산 동구 한 쪽방촌. 지하와 2층으로 구분된 이곳은 한 평 남짓한 방 10개가 교도소 독방처럼 벽 하나 간격으로 붙어 있었다. 지하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악취와 함께 숨이 턱 막혀왔다. 화장실은 위아래로 단 두 개. 이마저도 좌변기 하나와 수도꼭지 하나가 전부다. 폭염에 땀이 비 오듯 쏟아져도 씻는 것조차 마땅치 않다. 더위를 피할 수단은 방 안의 선풍기가 유일하다. 방 안에 놔둔 생수는 더위에 이미 온수로 변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A(71) 씨는 견디다 못해 쪽방촌 밖에 나와 잠시 숨을 돌렸다. A 씨는 “방이 좁아 숨만 쉬어도 열기가 후끈하다. 그렇다고 어디 돌아다닐 수도 없어 밖에 잠깐 나오는 게 유일한 피서”라며 “밤엔 선풍기 바람마저 뜨거워 제대로 잠자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부산은 이날 엿새째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지난 9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데 이어 지난 13일과 14일은 폭염경보로 강화됐다. 체감온도는 35도를 넘고 사흘째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많은 시민이 푹푹 찌는 더위를 체감 중이다.

A 씨처럼 에너지 빈곤층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집이 오히려 바깥보다 온도가 높다. 부산 곳곳에 실내·외 무더위쉼터가 마련돼 있지만 코로나19로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진 상황에서 이동하는 것조차 힘들다.

14일 부산 기장군 정관읍 한 아파트 내 경로당 입구에 임시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기장군 제공
현재 부산에는 1298개의 무더위쉼터가 있지만 현재 924개만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자체적으로 운영을 일시 중단한 곳이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쉼터 운영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코로나19가 더 확산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경우에는 문을 닫는 무더위쉼터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장군은 이미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실내 무더위쉼터 운영을 모두 중단했다.

무더위쉼터로 이용 중인 경로당은 백신 접종자에 한해 발열 체크와 명부 작성 등을 해야 출입할 수 있어 이마저도 이용이 제약된다. 이 때문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 날도 노인들은 무더위쉼터 대신 야외 그늘진 곳을 찾아 더위를 피했다. 이남숙(66) 씨는 “경로당이라고 사람이 안 모이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집 밖에 나와 앉아 있는 게 낫다”며 “너무 더운데 집에 있을 수도, 밖에 돌아다닐 수도 없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데 더위로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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