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에 접어든 가운데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너지 빈곤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감염 우려로 무더위쉼터마저 문을 닫을 가능성이 커 빈곤층 노인의 여름나기는 더욱 힘들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빈곤층 노인은 무더위쉼터 폐쇄로 큰 고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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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부산 동구의 쪽방촌에서 한 노인이 선풍기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14일 오전 부산 동구 한 쪽방촌. 지하와 2층으로 구분된 이곳은 한 평 남짓한 방 10개가 교도소 독방처럼 벽 하나 간격으로 붙어 있었다. 지하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악취와 함께 숨이 턱 막혀왔다. 화장실은 위아래로 단 두 개. 이마저도 좌변기 하나와 수도꼭지 하나가 전부다. 폭염에 땀이 비 오듯 쏟아져도 씻는 것조차 마땅치 않다. 더위를 피할 수단은 방 안의 선풍기가 유일하다. 방 안에 놔둔 생수는 더위에 이미 온수로 변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A(71) 씨는 견디다 못해 쪽방촌 밖에 나와 잠시 숨을 돌렸다. A 씨는 “방이 좁아 숨만 쉬어도 열기가 후끈하다. 그렇다고 어디 돌아다닐 수도 없어 밖에 잠깐 나오는 게 유일한 피서”라며 “밤엔 선풍기 바람마저 뜨거워 제대로 잠자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부산은 이날 엿새째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지난 9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데 이어 지난 13일과 14일은 폭염경보로 강화됐다. 체감온도는 35도를 넘고 사흘째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많은 시민이 푹푹 찌는 더위를 체감 중이다.
A 씨처럼 에너지 빈곤층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집이 오히려 바깥보다 온도가 높다. 부산 곳곳에 실내·외 무더위쉼터가 마련돼 있지만 코로나19로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진 상황에서 이동하는 것조차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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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부산 기장군 정관읍 한 아파트 내 경로당 입구에 임시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기장군 제공 |
현재 부산에는 1298개의 무더위쉼터가 있지만 현재 924개만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자체적으로 운영을 일시 중단한 곳이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쉼터 운영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코로나19가 더 확산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경우에는 문을 닫는 무더위쉼터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장군은 이미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실내 무더위쉼터 운영을 모두 중단했다.
무더위쉼터로 이용 중인 경로당은 백신 접종자에 한해 발열 체크와 명부 작성 등을 해야 출입할 수 있어 이마저도 이용이 제약된다. 이 때문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 날도 노인들은 무더위쉼터 대신 야외 그늘진 곳을 찾아 더위를 피했다. 이남숙(66) 씨는 “경로당이라고 사람이 안 모이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집 밖에 나와 앉아 있는 게 낫다”며 “너무 더운데 집에 있을 수도, 밖에 돌아다닐 수도 없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데 더위로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