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가대교 건너 처음 만나는 마을
- 오토캠핑장·낚시공원 둘레길 등
- 볼거리·즐길거리·힐링코스 각광
- 대통령 별장 저도 출항지 입지
- 부녀회서 입도객 편의시설 운영
- 거가대교·가덕도·부산신항 조망
- 대구 주산지로 9경 9미까지 갖춰
- 수익 사업·특색있는 마을 부푼 꿈
경남 거제에서 가장 길이가 긴 몽돌해변(1.4㎞)을 끼고 있는 궁농마을. 부산에서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를 건너면 첫 번째로 만나는 마을이기도 하다. 눈부시도록 푸른 바다와 몽돌이 어우러진 농소몽돌해변이 마을을 대표한다. 불과 3, 4년 전만 하더라도 농소몽돌해변 외에 볼 것이 없던 한적한 어촌마을이었지만 관광인프라가 점차 구축되면서 마을에는 새로운 활력이 넘쳐난다.
몽돌해변 맞은 쪽에 대규모 휴양리조트가 들어서고, 다기능 해양관광시설이 조성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대통령 섬으로 유명한 저도가 47년 만에 개방된 것도 한몫했다. 저도로 가는 유람선은 궁농항에서 출항하는 것이 가장 가깝다. 지금까지 거제 남부권에 국한됐던 관광객을 북부권으로 끌어들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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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에서 가장 긴 몽돌해변(1.4㎞)인 농소몽돌해변.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학동몽돌해변보다 더 길다. |
■스치는 마을에서 머무는 관광지로
몇년 전만 해도 궁농마을은 말 그대로 휑할 정도로 한산했다. 거가대교와 인접한 접근성 때문에 관광객 유입은 있었지만 농소몽돌해변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가는, 그냥 스쳐 가는 마을에 불과했다. 잘 곳도, 즐길 곳도 마땅치 않은 탓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숙박과 체험시설이 연이어 들어서면서 마을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2018년 문을 연 한화 벨버디어는 개장과 동시에 지역 대표 관광명소로 급부상했다.
비슷한 시기에 국비로 추진된 궁농다기능해양관광시설도 개장했다. 이 시설은 오토캠핑장과 해양낚시공원, 망봉산 둘레길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갖췄다. 바다를 눈앞에 바라보는 곳에 자리 잡은 28석 규모의 오토캠핑장은 주말에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무료로 개방하는 해양낚시공원은 굳이 낚시하지 않더라도 탁 트인 바다와 거가대교를 감상하고 ‘멍 때리기’에 제격이다.
망봉산(80m) 둘레길은 동네 뒷산처럼 야트막하지만 푸른 바다 비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곳곳에 설치해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겨 찾는 힐링 코스다. 망봉산은 러일전쟁 때 초소를 두고 망을 보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그만큼 바다 비경이 압권이다.
지금까지 거제 관광이 해금강, 바람의 언덕 등 남부권에 집중됐지만 궁농마을의 활력은 관광 패턴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마을 입구와 바닷가에는 펜션단지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금단의 섬, 저도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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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트막한 망봉산(80m) 둘레길은 푸른 바다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곳곳에 설치해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겨 찾는 힐링코스다. |
대통령 여름별장인 ‘청해대(靑海臺)’가 있는 저도(猪島)는 마을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국방부 소유의 섬으로 있다가 47년 만인 2019년 9월 일반에 개방됐다. 개장 초창기에는 저도로 향하는 유람선이 이곳에서만 출항했지만 현재는 궁농항을 포함해 3곳에서 운항한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여전히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궁농항을 많이 찾는다. 입도객이 늘면서 궁농항에는 매점과 식당 등 편의시설도 속속 생겨났다. 시설은 궁농마을 부녀회가 운영한다.
저도 관광은 선착장에서 해군 콘도~전망대~400년 해송~연리지 정원(3홀 골프장)~200m 모래 해변을 둘러보는 1시간여 코스다. 이 금단의 섬을 국민에게 돌려줬다는 성과는 있지만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고 마을 주민은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대통령 별장을 개방하지 않아 ‘반쪽짜리 개방’이란 지적이다. 또 개방했다고는 하지만 연중 개방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취재를 위해 마을을 찾아갔을 때도 유람선은 운항하지 않았다.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두 달간 해군 정비와 하계 휴양 기간이라 일반에 개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항에는 규모가 제법 큰 유람선 두 척이 정박해 있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마을 주민은 대통령 별장을 포함해 연중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궁농항에서는 거가대교~중죽도~대죽도~이수도 등을 돌아오는 코스의 해상관광 유람선도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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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농마을에서 5분 거리인 유호전망대는 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교와 쪽빛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
■눈 앞에 거가대교 펼쳐지는 장관
마을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인 유호전망대는 거가대교 전경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 전망대는 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교와 쪽빛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 중의 명소다. 가장 가까이서 거가대교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3주탑 사장교를 거쳐 저도를 통과하고 2주탑 사장교를 건너 중죽도로 들어가는 다리 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이어 대죽도를 관통하고, 그 뒤편으로는 가덕도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왼쪽 반대쪽 바다 건너에는 부산신항이 눈에 들어온다. 밤이 되면 형형색색 수시로 색깔이 변하는 거가대교를 볼 수 있어 더 운치 있다. 유호전망대 옆에는 거제 9경과 거제 9미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9경 중 하나인 거가대교와 9미에 속하는 겨울철 대표 어종인 대구. 대구 주산지인 궁농마을은 9경과 9미를 모두 갖춘 마을이다.
아름다운 풍광에 다양한 인프라가 더해져 한적한 어촌마을에서 휴가지로 변신 중인 마을이지만 관광객이 더 오래, 더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기반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관광객이 늘면서 펜션과 멋진 주택이 들어서고 있지만 주민 대다수는 아직도 농사와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그래서 마을 주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수익 사업과 특색 있는 마을 조성에 힘을 모아 부자 어촌으로 거듭나는 것이 꿈이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