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 밑 그늘 돗자리 편 방문객
- 기름 검출 소식에 뒤늦게 깜짝
- “출입 안 막아도 되나” 불안 호소
- 공원 내 어린이 놀이시설 11곳
- 부모들, 오염 영향 있을까 우려
- 반려견 산책하는 주민도 ‘찜찜’
인체에 해를 끼치는 수준의 기름 오염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부산시민공원을 찾는 많은 시민은 불안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시민 대부분은 적어도 사람이 흙과 직접 닿는 구역에서라도 추가적인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최근 기름 오염이 확인된 26일 부산시민공원 내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장 인근 잔디밭에서 시민이 돗자리를 펴고 휴식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주말인 지난 25일 오후 시민공원 곳곳에는 무더운 날씨를 피해 잔디밭 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편 이들이 눈에 띄었다.
시민공원 북문에서 만난 이들에게 “바로 옆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장 지하 1~7m에서 기름 오염이 나왔다”고 하자 “출입을 막지 않아도 되는 거냐”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시민공원을 수시로 이용한다는 시민 박은정(여·29·부산진구) 씨는 “매일 밤 반려견을 데리고 시민공원 한 바퀴를 돈다. 개가 흙을 파는 일이 잦은데, 찜찜하다”고 불안해했다. 그는 “땅 밑 1m 오염이면 깊은 것도 아니지 않나. 다른 구역은 괜찮은 거냐”고 되물었다.
시민공원 부지의 대부분은 녹지다. 아트센터를 포함한 시민공원(47만3911㎡)의 60.1%는 잔디밭·수목 등이며, 나머지 39.9%가 시설이다. 한국환경공단이 농어촌공사에 의뢰해 작성된 2011년 1월 첫 정밀조사보고서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잔류 오염이 드러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박 씨와 같이 다른 구역에서도 오염이 남았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드러내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아트센터 또한 지난 1월 건립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잔디밭이 조성된 곳이었다. 시민의 출입도 자유롭게 이뤄졌다. 지난 19일 제출된 토양정밀조사에서 이곳은 즉각적인 대책 계획을 마련해야 할 수준의 오염이 검출됐다.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농도가 최고 2718㎎/㎏으로, 토양환경보존법상 공원(1지역)의 토양오염 대책 기준인 2000㎎/㎏을 크게 초과한 수치다. 시민공원이 개장한 2014년 5월 이후 7년 가까이 시민이 오염에 노출된 셈이다.
자녀와 함께 시민공원을 찾은 부모는 걱정을 넘어 분노를 드러냈다. 시민공원엔 아트센터 맞은편 서클타워 등 어린이 놀이시설만 11개가 자리한다. 직장인 김모(35·부산진구) 씨는 “아이를 데리고 이곳 잔디밭에 자주 왔다. 흙 위에 드러눕거나 뒹굴었는데, 혹시 아이가 (오염의) 영향을 받았을까 불안하고 몹시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적어도 방문객이 흙과 직접 닿게 되는 구역만큼은 확실히 조사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 이현국(53·동래구) 씨는 “공원 전부를 조사하는 게 제일 마음 편하겠다.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사람들이 자리를 깔고 눕는 잔디밭 같은 곳에서라도 지하 오염을 확실히 검사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