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렁뚱땅 넘기려는 전시행정”
- 시민단체, 제대로 된 조사 촉구
과거 환경정화작업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민공원 북문 인근 부산국제아트센터 건립 부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최고 농도 2718㎏/㎎ 수준의 오염이 발견된 부산시민공원(국제신문 지난 5월 5일 자 1면 등 보도)에 대해 부산시가 잔류 오염 조사에 나선다. 하지만 장비를 동원한 정밀 측정이 아니라 사람의 눈과 코를 이용한 ‘훑어보기’식으로 추진돼 전시행정이라는 질타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는 다음 달부터 부산시민공원 전체 부지에 대한 잔류 오염 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지난 19일 보고된 토양정밀조사 보고서를 보면 아트센터 부지 일부는 2011년 1월 시민공원을 대상으로 한 첫 정밀 조사에서 기름 오염이 없는 곳으로 나타난 지역에서까지 극심한 오염이 발견됐다. 시도 정화 작업이 진행된 10년 전과 비교해 우천이나 지하수 이동 등으로 토양 오염원이 번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는 잔디밭 등 시민이 체류하는 시간이 긴 구역을 우선으로 육안적·후각적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장기간 방문객의 출입을 제한해 불편이 초래되고, 당장 예산을 확보할 수도 없어 공원 곳곳에 시추공을 뚫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나무의 성장이 더딘 곳을 확인하고, 하천이 접한 지점에는 기름띠가 보이는지 등을 눈대중으로 살핀다는 것이다. 조사에는 부산시설공단 직원이나 대학생 자원봉사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참여시킬 생각이다.
지난 4월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터파기 작업 중 토양 오염이 발견될 당시 파 내려간 깊이가 3m였다는 점에서 ‘눈과 코로 하는 조사’는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초록생활 백해주 대표는 “마약탐지견도 지하 3m 아래 냄새는 못 맡는다. 시민이 원하는 건 불안을 덜어달라는 것인데, 시는 명분만 살린 채 일 처리는 얼렁뚱땅 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제대로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시 안철수 공원운영과장은 “시추공을 뚫어야 한다는 판단이 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오염원을 제거할 일이 생기면 전문가 집단과 논의해 효율적인 방식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