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선물·골프접대 받은 혐의
- 부산 전·현직 공무원 9명 기소
- 檢 "시민위원회 의견 반영"
- 같은 내용 2017년엔 불기소
- 엘시티 수사 지휘 윤대진 등
- 전·현직 검사 13명 입건 상태
검찰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의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명절 선물과 골프 접대 등을 받은 부산지역 전·현직 고위 공직자 9명을 수뢰 혐의로 불구속 기소(국제신문 27일 자 10면 등 보도)했다. 검찰은 전 부산도시공사 간부 등 8명은 기소유예했다.
기소된 전·현직 공무원은 각각 합계 150만 원에서 36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4년 전인 2017년 수사 때와 달라진 내용은 없지만, 검찰이 이번에는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는 점에서 기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7년 3월 검찰은 부산시와 해운대구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엘시티 측으로부터 명절 선물 등을 받았지만 금액이 적다며 기소하지 않았다. 당시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는 “이영복 회장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명절 선물과 골프 접대 등을 일상적으로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뒷북 기소’에 대해 시민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부산지검 고위 관계자는 27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검찰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참여연대를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는 2017년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자 부실 수사와 솜방망이 처벌을 주장하면서 지속적으로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부산지검 고위 관계자는 “기소하지 않은 사건을 시민단체 고발로 다시 수사하게 된 상황이라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물었고, 이를 존중해 9명을 기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수사 내용보다 추가된 범죄 혐의 등은 없지만, 시민사회의 재수사 요구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면서 검찰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의식해 부실수사 논란을 잠재우고자 추가 사법처리를 진행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부산참여연대의 고발을 받은 공수처는 지난달부터 전·현직 검사 등 13명을 입건해 부실 수사 의혹을 캐고 있다. 피의자 중에는 당시 엘시티 수사를 지휘했던 윤대진 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도 포함돼 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공수처 수사에 대한 부담감이 결정적이었을 것으로 본다. 향후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기소했다’며 부실 수사에 대한 의혹을 피해가려는 의도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부산참여연대도 비슷한 입장이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검찰의 선택적 기소가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아마 공수처 수사가 영향을 미쳤겠지만, 역설적으로 당시 수사가 부실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도 모른다”며 공수처 수사와의 연관성을 극구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뇌물수수 금액이 입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민위원회 의견과 국민 여론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김민주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