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법 개정에 따라 전국 어린이보호구역에 있는 모든 노상주차장이 예외 없이 사라진다. 어린이의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에는 공감하지만, 대체 주차장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 주민 반발도 거세다. 또 노상주차장이 사라지면 오히려 불법주차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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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동래구 온천동 내산초등학교 옆 어린이 보호구역 노상주차장. 곽재훈기자 |
28일 부산 16개 구·군의 말을 종합하면 각 지자체는 개정 주차장법에 따른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 정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정된 법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모든 노상주차장을 지체 없이 폐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난 13일 자로 시행됐지만 실제 ‘지체 없이’ 주차면 지우기에 나선 곳은 드물다.
이번 법 개정에 따라 초등학교·유치원·어린이집 등 출입구 반경 300m 내의 ‘어린이보호구역’에 포함되는 주차면은 모두 폐지된다. 현재 부산 전역에서 개정 법의 폐지 대상에 해당하는 주차장은 185개소 2704면이며, 상당수가 주거지 전용주차장 또는 공영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노상주차장은 주차 대안 마련이 어려운 동네별 특성을 고려해 설치됐다. 특히 ‘피란수도’였던 부산은 계획도시와 달리 도심 내 좁은 골목길과 산복도로를 따라 주택가가 형성됐다. 자동차 보급이 늘어 주택가마다 주차난이 심각해지고 불법주차가 기승을 부리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노상주차장이다. 본래 주차장이 아닌 곳이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각 지자체가 도로변에 주차면을 그리고 최소한의 관리를 도맡으면서 주민 분쟁과 불법주차 문제를 완화했다.
하지만 개정 법에 따라 다시 노상주차장 폐쇄에 나서야 하는 지자체들은 난감함을 호소한다. 각 지자체 요청으로 부산시가 어린이보호구역 현황을 살펴 가능한 곳은 해제하는 절차를 밟고 있지만 미봉책이다. 부산은 물론 전국 지자체 상황도 비슷하다.
노상주차장 수가 546면으로 16개 구·군 가운데 가장 많은 사하구는 “주차면을 모두 없애면 주민 불편 등 현실적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워 순차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예외 없이, 즉시 폐지하라는 법 내용은 당혹스럽다”며 “대부분 노상주차장이 기존 불법주차 문제를 해결하려 조성한 곳이다. 주차면을 지우면 불법주차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법의 취지도 무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행환경 전문가인 부산 YMCA 오문범 사무총장은 “지역별 사정이나 현실 여건이 고려되지 않은 법 개정으로 보인다. 법 대로라면 큰 불편과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어린이 보호라는 목적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부산 어린이보호구역 노상주차장 현황 |
지역 |
주차면 수 |
지역 |
주차면 수 |
영도구 |
86면 |
동구 |
40면 |
중구 |
1면 |
사상구 |
279면 |
사하구 |
546면 |
북구 |
343면 |
부산진구 |
240면 |
연제구 |
249면 |
동래구 |
228면 |
금정구 |
249면 |
남구 |
215면 |
해운대구 |
198면 |
기장군 |
30면 |
총 185개소 |
2704면 |
수영구·강서구 해당사항 없음, 서구 파악 불가※자료 : 각 구·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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